땅 투자 성공하려면? 사람을 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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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전원통신⑤토지 新투자전략

대전시 유성구에 사는 주부 A씨는 학부모 모임에서 B씨를 알게 됐다. B씨의 남편은 대전시청 공무원. 2004년 제4대전권 관광개발계획 수립 업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이 계획에 '성북동 종합관광레저 스포츠 단지조성 사업'이 담겨 있었다. 유성구 성북동 방동저수지 인근 165만㎡의 부지에 호텔·콘도·골프장·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남편에게서 이런 개발계획을 전해 들은 B씨는 평소 친분이 깊었던 A씨에게 이 사실을 귀띔해줬다. A B는 개발계획 발표 직전인 2005 6월 개발 예정지 주변 농가주택 2채를 각각 2억원에 구입했다. 2006 12월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땅값이 배 가까이 치솟았다. 2008 8본계획 수립 용역의 발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땅값이 다시 한 차례 더 뛰었다A B는 결국 남들이 잘 모르는 개발정보를 선점해 원금의 세 배 가까운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투자는 주식 투자와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시세차익의 게임'이다앞으로 가격이 많이 오를 곳을 골라 땅을 싸게 사들인 뒤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머니 게임'이다.
 
그런데 이 머니 게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발정보의 선점'이 필요하다. 부동산시장에서 개발은 땅값을 뛰게 하는 가장 강력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쓸모 없는 땅이라도 몇 달 후, 아니면 몇 년 후 개발 예정지에 포함되면 가치가 급등하게 된다. 때문에 개발계획에 대해 남모르는 정보를 선점한 사람은 큰돈을 벌 수 있다


휴민트를 활용하라

 
그렇다면 개발정보를 선점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남보다 한 발 앞서 개발정보를 얻으려면 유능한 정보 분석가(스파이)가 돼야 한다.
 
현대 첩보전에는 갖가지 첨단 장비가 동원되고 있다. 정찰위성·전파분석장치 등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신호까지 포착한다. 이를 '시진트'(SIGINT·SIGnal I NTelligence)라고 한다. 시진트는 기계장비를 이용해 주로 '사실'을 파악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인간관계를 이용해 '사실'뿐만 아니라 적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을 통한 정보 습득을 '휴민트'(HUMINT·HUMan I NTelligence)라고 한다. 헐리우드 첩보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바로 대표적인 '휴민트' 스타일의 스파이다.
 
휴민트는 지난 20여 년간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정보를 얻는 시진트에 밀렸다가 최근 다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토지시장에서도 휴민트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럼 토지시장에서 개발정보를 얻기 위해서 휴민트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까. 답은 '인적 네트워크'에 있다. 예전에 비해 정보의 공개 폭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요즘도 국토 개발계획 수립 권한은 여전히 소수의 공무원이 갖고 있다. 특히 대형 개발계획의 경우 몇 명의 고위 공무원이 밀실에서 언제, 어디에, 어떻게 건설할지 결정한다. 
 
1995년 도입된 지방자치제도는 개발정보 생산 구조에 변화를 불러왔다. 이전까지 중앙 독점적이던 개발정보 생산의 중심축이 지방으로 옮겨간 것이다. 지방자치제 도입 후 단계적으로 국토 개발계획 수립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대폭 이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어쨌든 개발 정보의 1차 생산자는 공무원이다. 때문에 이들 공무원과 관계를 맺어 두면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 개발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물론 돈을 주고 이들 공무원을 매수하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요즘 공무원들은 직업의식이 워낙 투철해 매수하고 싶어도 매수할 수가 없다.
 

고기를 잡으려면 강으로 가라

 
고기를 잡기 위해선 강으로 가라는 이야기가 있다. 때론 개발정보를 얻기 위해 고위공무원 등 상류층이 많이 사는 동네로 집을 옮길 필요도 있다.
 
서울의 경우 예전엔 고위공무원들이 강남 은마아파트나 현대아파트에 많이 살았지만 최근에 도곡동 R아파트 등의 새 아파트에 많다.
 
이런 아파트에는 학부모 모임 등이 잘 결성돼 있다. 상류층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학부모 모임 등은 온갖 정보가 모이는 보물창고다. 유명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사생활부터 베갯머리 송사를 통해 들은 국가 정책 결정 방향까지 각종 정보가 흘러 넘친다.
 
물론 소문에 불과한 수준이 대부분이지만 때론 월척이 낚이는 경우도 있다. 아무 가치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정보도 연관 정보를 모자이크처럼 엮어 보면 큰 밑그림이 보인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부자동네로 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