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떠나기 전에 과감하게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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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전원통신⑧토지 신투자전략

우스갯소리지만 부동산시장에서 절대 땅 투자로 돈을 벌지 못할 직업인으로는 단연 언론사 부동산 담당 기자가 꼽힌다. 취재 과정을 통해 땅 투자 실패 사례를 너무 많이 접하다 보니 선뜻 모험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부동산 담당 기자들은 부동산에 잘만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또 직업의 특성상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정보에 대한 선점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다만 만에 하나의 실패를 우려해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뿐이다. 너무 많이 알다 보니 그만큼 의심도 많아서다
 


너무 많이 아는 것도 ''


 
부동산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땅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는 나머지 망설이다가 투자 타이밍을 놓치고 땅을 치는 투자자들을 간혹 만날 수 있다. 재료를 따라 시장을 과감하게 선점해야 할 때 이것저것 따지고 재면서 망설이다 보면 어느덧 막차는 떠나버린다.
 
법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의 눈에 땅은 온통 함정과 덫 투성이다. 따라서 행보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 막상 매입을 결정했더라도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조금만 낌새가 수상해도 금방 계약 의사를 철회해 버린다.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자연히 의심도 많아진다. 때문에 중개업자가 아무리 상세하게 투자가치를 설명해주더라도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말문을 막아버린다. 하지만 얄밉게 보이면 중개업자들은 좀처럼 땅 보따리를 풀어놓지 않는 법이다. 그러면 절대 좋은 땅은 잡을 수가 없다.
 
펜션단지 개발업체 W사장과 S사장은 이런 점에서 서로 대조적이다. S사장은 한때 중앙 일간지에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면서 땅 전문가로 이름을 떨친 사람이었다. 토지 관련 재테크 단행본도 한 권 출간했을 정도다. 반면 W사장은 주식시장을 기웃거리다가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린 지 1년도 채 안된 이른바 ‘부동산 초짜였다
 
두 사람은 각각 펜션단지 개발 사업용 땅을 찾던 중 2002 6월 북한강변과 접한 가평 땅 3만평을 소개받았다. 먼저 중개업자로부터 이 땅을 소개받은 S사장은 해당 부지가 입지여건은 뛰어나지만 강변 땅이라 허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부지 매입을 망설였다.
 
S사장이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자 중개업자는 곧바로 W사장에게 이 땅을 소개했다. 현장을 둘러본 W사장은 두 말 없이 즉석에서 매입을 결심했다. 직원들이 만류하고 나섰지만 W사장은 곧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펜션단지 개발에 나섰다.
 
펜션단지는 이듬해 펜션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분양을 끝났다. 덕분에 W사장은 불과 수 개 월 만에 몇 십억원의 분양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당초 개발허가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S사장의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새로 하수처리구역에 편입된 땅이라 수변구역이라도 허가가 가능했던 것이다. 주변에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서면 수변구역이라도 개발이 가능해진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용량 범위 내에서 강변이라도 아파트 등과 같은 주거시설은 물론 숙박시설 등을 신축할 수 있다. W사장은 이 같은 소중한 정보를 중개업자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역발상 투자 적극 고려해야


 
지방선거가 내년 6월로 다가왔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약발이 크게 떨어졌다지만 선거는 부동산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특히 토지시장과 선거의 상관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각 후보자의 입장에선 당선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경쟁적으로 지역 개발 공약을 내놓다 보니 선거를 전후해 땅값이 뛰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희미해졌지만 부동산시장 순환주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부동산값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때마다 모두 100여 건에 달하는 각종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기에 접어들면 이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책을, 침체기에는 부양책을 반복해서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땅값도 춤을 췄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과정 속에서 '부동산 경기 순환주기'라는 우리 만의 독특한 용어가 생겨났다.

최근 시장 침체기를 틈타 좋은 땅을 싼값에 선점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오히려 침체기를 매입의 적기로 본 역발상의 투자 전략이다.
 
다른 재테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땅 투자 또한 기회를 놓치고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섰다가는 성공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다. 재료를 따라 시장을 과감하게 선점해야 할 때 이것저것 따지고 재면서 망설이다 보면 어느덧 막차는 떠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