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개발 성공 지름길은 각계각층 ‘인맥 허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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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전원통신⑨토지 신투자전략

부동산 개발 시행업체인 D개발의 이모 사장은 업계의 소문난 마당발이다. 그는 1990년 초 한 건설회사에 입사해 건설·부동산과 인연을 맺은 뒤 20년 동안 줄곧 건설·부동산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그 결과 지금은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맥 허브’가 됐다. 

업계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닉네임이 ‘왕발이’이다.  그의 휴대 전화에는 친한 사람 1000여명의 전화번호가 빼곡히 저장돼 있다. 이 사장이 이른바 ‘정예(精銳)’라고 부르는 인맥이다. 시공·금융·설계·감리 등 관련 업계 사람은 물론이고 언론계, 연예계 등 각계각층 사람들이 총 망라돼 있다.

빈 땅에 건물을 지어 분양까지 총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직접 그를 찾아오는 지주(땅 주인)도 적지 않았다. 분양 대행사나 건설업체 관계자도 많이 찾아온다.  이렇게 이 사장에게 건네지는 명함만 한 달에 100여 장 가까이 된다. 

명함관리부터 시작



이 사장의 인맥관리는 명함 관리부터 시작된다. 명함을 받으면 날짜와 만난 장소, 용건 정도를 적어 따로 보관한다. 명함을 받으면 차곡차곡 정리해 모아두긴 하지만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명함을 주고 받는 사람이 다 자기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인연이 닿으면 이어지는 거고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지켜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사람이다 싶은 생각이 들 때 그 사람을 본인 휴대전화에 입력한다. 나머지 연락처는 전자수첩에 입력해 두고 필요할 때 찾아본다.

그는 사람을 만나면 우선 상대가 하는 얘기를 열심히 들어준다. 그리고 상대가 필요로 하는 업무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이때 친절한 태도는 필수다.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기본 중 기본에 해당한다. 경조사 중 슬픈 일에 우선순위를 둔다. 기쁠 때보다 슬플 때 더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일 잘한다는 평가가 들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업무와 관련해 그를 다른 고객에게 소개해 주는 일도 늘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인맥은 눈부신 실적으로 이어졌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던 그는 2009년 다니던 회사를 떠나 사무실을 차렸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숲 근처에서다. 맨 처음 시작한 사업이 경기도 수원시 곡반정동 의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에 원룸·다가구 등의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일이었다. 이른바 '집 장사'다.

때마침 불어 닥친 부동산 열풍을 타고 집 장사는 잘 됐다. 물론 건설회사를 다닐 때 쌓아두었던 인맥이 적지 않게 힘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평소 그의 성실성과 뛰어난 능력을 눈여겨보았던 금융기관(제2금융권) 담당자는 부지 매입비용을 좋은 조건에 빌려줬다. 같은 방법으로 시공·설계도 수월하게 마쳤다. 10여 채의 원룸·다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끝에 그는 수십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손을 댄 게 서울 평창동의 고급빌라 개발사업이었다. 가구당 분양가가 15억이 넘는 고급 빌라였다. 분양가가 비싼 만큼 분양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강남 땅 부자로 꼽히던 강남 C회장을 만났다. 이 사장이 건설회사에 다닐 때 고객으로 찾아왔던 사람이었다. 당시 그는 금융권 인맥을 총동원해 복잡한 C회장의 땅 채권 문제를 해결해 준 적이 있었다. 당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던 C회장은 마침 결혼한 아들에게 사줄 빌라를 찾던 친구 A씨를 이 사장에 소개해줬다. 

그 뒤로 일이 술술 풀렸다. 첫 분양 계약이 이뤄지자 나머지 분양계약은 고구마 줄기에 달린 고구마처럼 주렁주렁 엮여 나왔다. 알음알음으로 17가구에 달하던 빌라를 모두 분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장은 이를 통해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었다. 이 시장은 요즘 경기도 용인 고림동에 대규모 빌라 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눈덩이 방식' 인맥 관리


노하우랄 게 없다던 이 사장의 인맥 형성 비법은 한마디로 작은 눈덩이를 굴려 크게 키우는 '눈덩이' 방식이었다. 

“일부러 인맥을 늘리려고 노력한 건 아닙니다. 사회에 나온 뒤 그저 열심히 일했지요.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에게 일 잘한다는 평을 듣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직장 동료·상사와 학교 선·후배들이 업무와 관련해 저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는 일이 늘어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