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자, 후반전 수비가 중요"한순간 방심에 대어 놓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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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전원통신⑪토지 신투자자전략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 수비 강화라는 숙제를 남겼다. 우리 대표팀은 그리스를 꺾으며 유럽 콤플렉스를 극복했지만 남미 팀에게는 내리 2게임을 내줬다. 한국 축구의 DNA가 달라졌다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8골을 내준 수비의 불안정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맞붙었던 우루과이전의 경우 최대 패인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었다. 이 경기에서 가장 뼈아팠던 순간은 우리 대표팀은 전반 8분 골키퍼와 수비라인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준 때였다. 

당시 우리 대표팀의 포백 수비진과 골키퍼는 우루과이 대표팀의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애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의 평범한 땅볼 크로스를 서로 미루다가 어이없는 실점을 했다. 이어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내줄 때 우리 수비수의 미숙한 볼 처리도 안타까웠다. 우리 축구팀은 결국 우루과이팀에 1대2로 패하면서 아쉽게도 8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 경기는 축구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하게 일깨워 줬던 경기였다.

그런데 수비가 중요한 것은 비단 축구 경기뿐 아니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특히 토지 투자에선 후반전 수비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 전반전에 잘 하다가 후반에서 한순간의 방심으로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 땅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최종 이익실현이 중요하다.


 

마무리 '굳히기'가 땅 투자 성공 열쇠


땅 투자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례가 있다. 2005년 초 다섯 명의 친구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의 땅에 지분 등기 형태로 공동 투자한 K씨(45)는 요즘 ‘땅’이라는 말만 들어도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다. 

당시 이들은 남사면 봉명·봉무리에 있는 신세계연수원 인근 자연녹지지역 내 임야 3만3000㎡를 3.3㎡당 20만원에 공동으로 매입했다. 화성 동탄1·2 신도시에서 직선 거리로 불과 8~9㎞ 떨어진 곳이었다.  

2007년 6월 이른바 분당급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K씨의 소유 임야는 단기간에 3.3㎡당 50만∼60만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서너 달 새에 250∼300%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런데 방심이 문제였다. 이들은 2009년 각자 지분만큼 땅을 분할, 소유하기 위해 용인시에 분할허가를 신청했으나 시는 투기가 예상된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K씨와 지인들은 곧바로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토지를 각각 구분소유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친구들 간에 다툼이 생겼다. 서로 좋은 위치의 땅을 차지하겠다며 싸운 것이다. 더 기다렸다가 나중에 팔자는 측과 당장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자는 측이 갈려 대립하다가 그만 적절한 매도 타이밍도 놓치고 말았다.

결국 공유자 간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자 법원은 경매 처분을 통한 현금 분할 판결을 내렸다. 다툼이 있는 공유토지는 경매를 통해 낙찰금을 공동 소유자들에게 나눠주도록 하는 규정에 따른 판결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경우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아져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땅은 토지시장 침체로 호가가 3.3㎡당 20만∼30만원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K씨는 "전반전엔 그럭저럭 경기를 잘 풀어갔지만 후반전 한순간의 방심으로 다 잡았던 대박을 놓친 셈"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상투 욕심 버리고 어깨에 팔아야


땅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이 문제다. 가격이 많이 오른 땅일수록 더 오를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승 추세는 꺾이고 걷잡을 수 없이 가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출구 전략이다. 땅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쌀 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시점에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너무 빨리 팔아도, 늦게 팔아도 안 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땅값이 고점을 찍는 순간인 변곡점이 가장 이상적인 매도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무한하다. 욕망에 눈이 먼 투자자에겐 변곡점(상투)이 잘 보이지 않는다. 땅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환상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게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투자 격언이다.

결국 상투에서 팔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