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경매) 대상 땅에 폐기물이 매립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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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상 손해배상 소멸시효 10년

땅을 샀는데 땅 속에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면? 황당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과거 건축 폐자재 등을 불법 매립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골 등 인적이 뜸한 지역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땅 속에 있다 보니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는 사실을 대개 매매 후 한참 뒤에나 안다는 것이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보통 몇 년 뒤, 심지어 수십년 뒤에나 사실을 인지하므로 법적인 청구권을 행사하기엔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 때문에 관련 판결도 소멸시효 등과 같은 시간적인 제한에 관한 법적공방이 적지 않았다.

경매가 아니라 일반적인 매매를 통해 땅을 샀는데 이런 문제가 생기면 민법 제 580조에서 정한 하자담보책임규정이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된다. 매립된 폐기물 등으로 인해 계약목적달성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계약 해제, 그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권리행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월 내에 행사해야 한다. 또 상인간의 매매인 경우에는 상법 제69조가 적용된다. 이 규정은, 민법상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으로 전문적 지식을 가진 매수인에게 신속한 검사와 통지의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상거래를 신속하게 결말 짓도록 하기 위한 취지가 있으므로 토지 매매 당사자가 상인일 경우에는 특히 시간 제한에 유의해야 한다.

관련 법조문을 살펴보자

▶상법 제69조(매수인의 목적물의 검사와 하자통지의무)
①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야 하며 하자 또는 수량의 부족을 발견한 경우에는 즉시 매도인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지 아니하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매매의 목적물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는 경우에 매수인이 6월내에 이를 발견한 때에도 같다.
② 전항의 규정은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상인이라면 더욱 용의주도해야


여기서 주의할 것은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뿐 아니라 계약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불완전이행이라는 법리에 의해서도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완전이행이라는 법리에 의하면 매수인이 하자사실을 안 날로부터 6월 내에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는 하자담보책임의 제한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매한 이후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불법 매립된 폐기물은 건축 등 특별한 목적으로 토지를 굴착하지 않는 한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서 매매계약 이후 10년이 지난 이후에서야 매립사실이 밝혀지면서, 계약 후 10년의 소멸시효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대신에 민법 580조에 기한 하자담보책임차원에서 계약 해제를 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예가 있다.

실제로 토지공사인 원고가 A회사(피고회사)로부터 토지를 매수해 이를 B 회사에게 다시 매도한 후 상당 시간이 흐른 이후에 토목공사 과정에서 폐기물매립사실이 발견되면서, 결국 토지공사가 B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 준 다음 A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10년이 훨씬 지난 것이어서 손해배상 소송에서 토지공사가 지고 말았다(광주고등법원 2010.12.22. 선고 2010나3451 판결 [손해배상(기)])

결국, 토지 뿐 아니라 건물이나 부동산권리금계약 등 부동산 물건 내지 권리를 매매하게 되는 경우 특히 거래 당사자가 상인일 경우에는 상법 제69조 1항을 의식해 신속한 하자검수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토지의 경우에는 장기간 방치할 경우 자칫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마저도 하지 못할 우려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한다면 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법규정보다 매수인에게 유리한 특약, 예를 들어 ‘하자담보책임을 매도인이 일정기간 책임진다’는 취지의 약정을 미리 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경매인 경우 손해배상 청구 어려워


한편 일반 매매가 아닌 경매를 통해 취득한 토지에 폐기물매립 사실이 발견된 경우의 법률관계는 어떻게 될까?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용이 감정가격이나 낙찰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매수가격 신고 후 매각허가결정이 있기 전에는 매각불허가신청을 통해, 매각허가결정이 있은 후 매각대금납부이전까지는 매각허가결정의 취소신청을 통해 매각절차의 취소를 구하거나 아니면 적절한 대금감액 등의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 대법원 1998. 8. 24.자 98마 1031 결정).

하지만 매각대금이 납부된 이후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매각대금의 납부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민사집행법 제135조), 매각불허가신청 또는 매각허가결정의 취소라는 경매절차를 통한 구제방법은 어렵고 일반 민사상 법리에 따른 구제만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경매의 경우에는 절차의 안정성이라는 차원에서 민법 580조 제2항에 따라 민법 580조 제1항에 기한 하자담보책임을 제한하고 있어 권리구제방법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즉, 민법 제578조에 따라 소위 ‘권리하자’에는 적용되는 낙찰자의 구제수단이 물건(목적물) 그 자체의 하자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물건의 하자의 경우 경매 절차에서는 매각대금 납부 이후에 현실적인 구제가 거의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대금납부 이전에 더욱 용의주도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한편 경매절차를 통해 취득된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후 다시 일반매매를 통해 거래되면 과거 경매대상물이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민법 580조 제1항이 문제없이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