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2 대책, 전세시장 안정엔 효과 없다

인쇄

리모델링은 임대조건 까다로워 실효성 의문

정부가 지난 2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세난 완화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번 대책은 전세난의 소용돌이에서 스스로 대처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등 주거 열악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복지대책이다. 일반 서민, 중산층들이 참여하는 전세시장 안정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형 임대주택, 행복기숙사, 행복주택, 집주인 리모델링 주택들이 새로 들어서면 전세시장에 간접적인 안정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공급되는 주택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세보다는 월세이어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아이디어는 좋지만…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노후 단독주택을 임대용으로 개량하는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으로 먼저 150가구(연간 1000가구)가 추진된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다.

빈집으로 방치돼 있거나 세입자들이 잘 들어오지 않아 관리가 어려운 노후 단독주택 보유 고령자들이 대상이다. LH가 나서 리모델링을 해주고 관리까지 해준다면 수요가 있을 것이다.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당장 자기부담금이 필요하지 않아(저리 대출을 해주기 때문) 저소득층도 사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데다 사업진행 중에도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 자금은 정부가 연 1.5%의 낮은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빌려 준다. 싼 금리로 장기간 대출해주는 대신 조건이 붙는다. 임대료로 시세의 50∼80% 밖에 받을 수 없다. 임대기간도 적어도 8년, 길게는 20년이나 된다. 이는 준공공임대주택과 유사한 조건이다. LH에 관리비용으로 월 임대수입의 7% 수수료를 지급한다. 물론 집주인은 임대기간 종료되면 개량된 주택을 반환받을 수 있다.

이렇다보니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임대조건이 까다롭고 수익률도 생각했던 것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고령자들의 노후안전망 구축, 싼 임대주택 공급’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추가혜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학생 행복기숙사, 주민들과 갈등 해결이 관건


정부는 대학이 밀집한 도심지역이나 유휴 대학부지 등을 활용, 2015~2017년 매년 행복기숙사를 10곳씩 공급할 계획이다. 도심지역은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휴부지를 활용해 행복기숙사를 지을 경우 대학이 부지를 30년간 무상 제공 시 공공기금으로 기숙사를 건립 후 소유권을 이전하는 구조다.

주거불안에 쫒기는 대학생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대학 유휴부지를 활용할 경우 대학 쪽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 기숙사 건립 시 기존 지역 임대인과의 마찰이 적지 않았다.

하숙비나 월세에 비해 너무 싼 가격에 대규모 기숙사가 공급되다보니 타격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행복 기숙사는 취지는 좋은 만큼 기존 지역 임대인과의 마찰 해소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동별 동의율 규제 완화는 전세난 자극할 수도


정부가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파트 동(棟)별 동의율 규제를 크게 완화키로 했다.  재건축 조합설립을 위해서 그동안 조합원 3분의 2 이상인 동별 동의율이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2분의 1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주민 전체 동의율 4분의 3 이상 요건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그동안 재건축은 대형 평수로 구성된 특정동의 고령거주자들이나 상가 소유주의 반대로 사업이 진척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 2차, 강남구 삼성동 상아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동별 동의율이 완화될 경우 재건축 속도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전세시장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재개발 지역에서 공급이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마치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 공사를 하면 도로가 더 번잡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