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가 거래대금의 일부를 편취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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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도

공인중개사가 자신이 중개한 부동산 권리를 처분한 금액 중 법정 수수료를 넘어선 상당금액을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를 둘러싼 갈등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토지를 매매한 대금 3억원 중 2억5000만원만 매도인에게 건네고 나머지 5000만원을 중개업자가 취하는 경우다. 이 문제는 중개사가 차액을 취함에 있어 권리처분자(위 사례의 경우 매도인)의 동의를 얻었는지 여부에 따라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먼저 권리처분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임의로 돈을 취한 경우다. 권리처분자의 동의없이 임의로 처분금액의 일부를 취했다면 권리처분자에 대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권리처분자에 대해 횡령금액 상당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

그렇다면 권리처분자가 아닌 권리취득자(위 사례에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어떠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을까? 예를들어 위 사례에서 매수인이 중개업자나 매도인에게 5000만원을 반환해달라고 하거나 손해배상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다소 복잡할 수 있다. 중개업자가 처분금액을 속이는 경우는 대체로 권리처분자가 계약체결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중개업자가 대리인으로 역할하면서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위 사례에서 보자면 3억원에 체결된 매매계약은 매도인의 대리인으로 중개업자가 체결한 것으로 적법하고 따라서 중개업자가 착복한 5000만원은 매도인에게 귀속돼야 할 몫이기 때문에 매수인으로서는 그 차액 자체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매도인이 매도 의뢰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면 매수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해 중개업자에 대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수도 있다.

가격 검증에 주의 기울여야


실제로 이런 사건이 있었다. 중개인 등이 서로 짜고 매도의뢰가를 숨긴 채 이에 비하여 무척 높은 가액으로 중개의뢰인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그 차액을 취득한 경우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1다25963 판결[손해배상(기)]).

반대로, 권리처분자의 동의를 얻어서 중개업자가 일부 돈을 취한 경우는 어떨까. 예를 들어 매도인에게 2억5000만원만 주고 그 이상의 금액으로 매도되면 나머지 금액은 모두 중개업자가 취하기로 사전에 양해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처분의뢰된 이상의 금액을 중개보수로 하는 합의를 실무상 ‘순가중개계약’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매도인에 대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 그렇다면 매수인에 대한 사기죄 성립은 가능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달리 볼 여지가 있지만 다음 대법원 판결에서의 논리와 같이 기본적으로는 사기죄성립이 쉽지 않다(대법원 2015. 5. 28.선고 2014도8540)

하지만 이와 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정중개보수 이상의 금액을 보수로 취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법정수수료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매도인에게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도 2007년 ‘중개수수료의 한도를 정하는 한편 이를 초과하는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한 같은 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 등 관련 법령 또는 그 한도를 초과하여 받기로 한 중개수수료 약정의 효력은 이와 같은 입법목적에 맞추어 해석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대법원 2007.12.20. 선고 2005다32159 전원합의체 판결).

금지규정 위반 행위에 의해 얻은 중개수수료 상당의 이득을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은 투기적·탈법적 거래를 조장해 부동산 거래 질서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관한 규정들은 중개수수료 약정 중 소정의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사법상의 효력을 제한하는 이른바 강행법규에 해당하고, 법령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약정은 그 한도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무효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앞서 본 바와 같이 처분(매도)의뢰된 가격 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면 매도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경우에 매수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면서 중개사는 매수인에 대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결국 공인중개사가 상당한 차액 취득행위가 발견되면 이와 같은 차액취득이 권리처분자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임의로 착복한 경우라면 횡령죄로 처벌까지 될 수 있는데, 사건 초반에 매도인을 만나 녹음을 하는 등 이 사실에 관한 정확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우려한 중개업자가 매도인과 돈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등 진실이 왜곡되면서 매수인이 효과적인 구제를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거래 실무상 중개업자의 상당한 차액 취하기는 드물지 않은 현상이라는 점에서 중개업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중개의뢰인 스스로 정확한 가격 검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