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가 명당이에요”…분양시장에 웬 ‘풍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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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터에서 부자되고 싶은 소비자 심리 이용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안장된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커다란 알 모양의 돌덩이가 발견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곳은 풍수지리적으로 봉황이 품은 알에 비유됐던 곳인데요. 실제로 알 모양의 돌이 7개 이상 나와 길한 현상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정한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는 “봉황이 알을 품는다는 전설에나 있는 이야기가 실현됐다”며 “봉황의 알에 대통령이 들어가서 그 영혼이 ‘광명’을 얻는다는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아주 길한 징조”라고 말합니다.

김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남동쪽으로 300m 떨어진 곳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습니다. 두 전 대통령의 묘소가 각각 봉황의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상징하며 두 묘소의 봉황이 날개 안에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전직 대통령의 묏자리 명당을 놓고 풍수지리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풍수지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동안 뜸했던 ‘풍수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명당자리를 강조한 단지마다 청약에 흥행해 풍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올 초 광교신도시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는 ‘조선시대 풍수지리의 대부 도선국사가 인정한 명당’이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10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춘천, 장산, 남해바다가 둘러 싸고 있는데다 온천까지 더해진 ‘사포(四抱)의 명당자리’라고 홍보했습니다. 두 단지 모두 각각 422대 1, 17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달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는 남·동·서 삼면에서 모인 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유입되는 터로 재물이 풍성한 명당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단지는 일반 분양가가 3.3㎡당 3851만원에 달했지만 평균 56.28 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습니다.

▲ '사포(四抱)의 명당자리’임을 내세운 해운대 엘시티 더샵 조감도.


주변 지세와 조화 이루는지 살펴야


올해 15년만에 최대 물량인 51만가구가 쏟아지면서 건설사간 분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업계에서 분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풍수 마케팅’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풍수지리 명당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지만 예로부터 집을 구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습니다. 이왕이면 산 좋고 물 좋은 좋은 터에 자리잡아 부자가 되고 싶은 수요층의 심리를 공략한 마케팅 전략입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풍수지리를 적용해 보면 지세에 따른 방향과 배치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입지란 주거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어 건강을 유지하고 생활에 활력을 높여주는 곳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남향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산맥이 흐르는 방향으로 아파트 동이 자연스럽게 배치됐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파트 주변에 산이 있다면 거실의 방향이 산을 등지고 낮은 쪽을 향하는 것이 풍수지리에 맞는 배치입니다.

아파트 부지가 평지일 경우에는 병렬이나 직각 형태로 동을 배치해 바람길을 열려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이웃한 건물의 각진 모서리가 향해 있거나 좁고 긴 골목과 통로를 마주하는 곳에 들어선 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체의 과도한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입지를 분석한 뒤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건물을 설계하고 배치했는지 따져보는 게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