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모델링시장 ‘힘겨운 걸음마’…제도적 장치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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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모델링 시장 현황

2015년 공동주택 리모델링시장은 2014년 9.1부동산 대책으로 도입된 재건축연한단축에 따라 재편된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 힘겨운 한 해였다.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되고 가구 수 증가 범위가 종전 가구의 10%에서 15% 확대되면서 리모델링은 시장은 만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부의 재건축 연한단축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재건축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되면서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단지들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중 어떤 사업이 자신들의 단지에 더 유리한 사업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미 조합설립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수직증축을 도입하였던 단지들에서도 사업추진을 둘러싸고 리모델링과 재건축 추진을 둘러싸고 조합원들의 갈등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전반적인 시장의 어려움에도 일부 단지들에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향한 힘겨운 걸음마가 시작됐다.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로얄 아파트에서 수직증축 도입 이후 서울에서는 최초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조합설립 이후 사업이 중단되었던 단지에서도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시공자를 선정하고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하나 둘 나타났다.

송파구 성지 아파트와 용산구 이촌 현대 아파트는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분당을 비롯한 1기 신도시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에서 진전이 이뤄졌다. 성남시 정자동 한솔5단지가 전국 최초로 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마무리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향한 중요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한솔5단지 안전진단 이후 성남시 리모델링 시범단지와 양천구 신정동 쌍용아파트에서 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진단이 이뤄졌다.

과거 리모델링 안전진단은 재건축 안전진단을 준용하여 진행됐으나 수직증축 허용으로 리모델링 안전진단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 2015년 6월 발표된 한솔5단지 안전진단 결과는 전체 12개 동 중 11개 동에서 수직증축이 가능하고 1개 동은 수평증축이 가능한 것으로 결과가 발표됐다.

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진단의 성공적인 진행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노후공동주택에 대처하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중요한 사업의 진전으로 의의가 있다. 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면서 리모델링 주택조합은 수직증축을 포함한 설계(안)을 확정하여 본격적인 사업착수를 위하여 사업계획승인과 행위허가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내력벽 철거 통한 가구합산금지 규정, 업계 요구 제약


2015년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어려운 시장 조건에도 일부 단지에서 중요한 사업진전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됐지만 수직증축에 따른 하위 법령은 여전히 개정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난관을 형성하고 있다. 제도적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사업진행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우선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리모델링의 범위와 방법에 대한 법적 규정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은 크게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사업의 실익이 없는 단지들과 1990년대 초?중반 수도권 1기 신도시에 공급된 소형아파트 단지들로 구분된다.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은 대부분 서울지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로 구성돼 있다.

분당과 평촌 등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은 소형주택으로 구성되어 있어 협소한 주거공간과 주차장 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분당과 평촌 등 1기 신도시에 공급된 공동주택은 1990년 초반 주택건설기준에 따라 주택공급이 이루어졌으며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주차장 설치기준이 적용됐다. 이들 소형주택으로 구성된 단지들의 경우 주차장 설치가 가구당 평균 0.5대 1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또 1990년 초?중반 공급된 주택은 획일적인 설계기준이 적용돼 주택의 내부 구성이 현재 기준에 비해 협소하고 단조로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 단지들은 리모델링을 통하여 부족한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고 증축을 통하여 주거면적을 확대하고 내부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내부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한 계획은 개별 단지의 조건에 따라 기존 2베이(Bay) 구조를 3베이 구조로 구성하는 것으로 계획되고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의 내부공간을 다양화하는 시도는 주택 내부 공간구성이 거주민의 삶의 질과 연관되어 있고 현실적으로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리모델링 수요로 받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주택법 시행령은 내력벽(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벽) 철거를 통한 가구 합산은 리모델링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어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구성의 다양화 요구를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내력벽 철거를 통한 가구합산을 금지하고 있는 주택법 시행령 규정은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에 위협을 가져올 수 있는 무분별한 행위를 제한하기 위하여 도입된 규정이었다.

하지만 이 규정은 2003년 주택법에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도입과 함께 규정된 것으로 당시에는 리모델링을 통한 증축의 범위도 규정되지 않았으며 가구 수 증가도 허용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후 주택법 개정에 따라 증축의 범위도 확대되고 가구 수 증가와 수직증축이 허용되는 등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 왔다. 특히 2013년 주택법 개정에 따라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구조적 안전에 대한 기준이 강화됐다. 증축형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구조보강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벽 철거를 통한 가구합산금지 규정은 현실적으로는 사문화된 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실제로 수직증축 허용 이전에 수평증축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되었던 단지들에서는 건축물의 구조적 보강을 통하여 내력벽 철거를 통하여 가구합산이 이뤄진 사례가 존재하기도 했다.

또 개정된 주택법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기 위해 두 번에 걸친 안전진단과 전문기관 안전성 검토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2차 안전진단과 전문기관 안전성검토는 건축물의 구조적 보강을 전제로 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감안하면 안전진단과 안전성 검토를 통해 건축물의 구조적 문제가 없는 조건에서는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구성의 다양한 요구가 수용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행령의 개정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추진절차 정비 필요


다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추진절차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종전 리모델링은 조합원의 동?호수 변경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동증축 수직증축이 허용되고 가구 수 증가가 확대되면서 조합원의 종전 동?호수 변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별동증축이나 수직증축으로 공급되는 주택은 사실상 신규로 신축되는 주택으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이 신규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수 있다.

주택법도 가구수가 증가하는 리모델링의 경우 권리변동계획수립을 적용하고 있어 조합원의 동?호수 변경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에서 조합원이 신규로 공급되는 새로운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세부적인 절차와 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세법상의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즉, 조합원의 동?호수 변경이 발생할 경우 기존 조합원은 종전 주택을 처분하고 신규로 주택을 취득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기존 주택 처분에 따른 양도세와 신규 주택 취득에 따른 취득세가 발생하게 돼 조합원의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리모델링을 통한 조합원 동?호수 변경으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주택법 개정에 따라 수직증축이 허용되고 가구 수 증가 범위도 확대됐지만 실제 리모델링사업의 진행을 위한 하위규정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제도적 미비는 리모델링 사업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며 2016년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사업진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험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