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부양에서 관리로 궤도 수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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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동산 정책 전망①

2016년 부동산시장에서 정책적 부양효과는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거래 활성화’보다는 ‘속도 조절’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정부는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방위 대책을 내놓았다. 세제, 공급, 금융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주택시장에도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요즘은 거래량이나 청약률로 볼 때 오히려 과열을 우려할 정도가 되었다. 지표상으로도 주택시장은 이미 회복기를 지나 확장기로 접어들었다.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거래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예상보다 빨리 시장이 달아올라 이제 연착륙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국토부 관계자의 얘기가 나올만하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것은 좋은데, 가계부채 문제라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른 가계부채를 연착륙시켜야 하는 과제가 떠오른 것이다. 2016년부터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시행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으로는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해 이제는 더 이상 군불을 땔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된 것 같다. 가계부채를 관리할 경우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줄어들 것이다. 투자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만큼 거래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다.

정책은 결국 선택이다. ‘거래 활성화’와 ‘가계 부채 ’동시 해결이라는 마법의 해결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부동산을 살리면서 가계빚 잡기라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사실 정책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 목표는 집값 올리기가 아니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적 흐름이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부동산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거시경제 시스템을 훼손하면서까지 과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16년 주택시장에서는 정책에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정책의 ‘스탠스’를 제대로 이해해야 시장을 정확히 진단하고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가계부채다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연착륙시킬 수 있느냐, 이것이 요즘 정부 정책 당국자들의 주요 고민 중 하나이다. 2015년 7월 22일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은 한마디로 일시상환 거치식 구조의 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분할상환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치기간이 종전 3~5년에서 2016년 1월부터는 1년으로 줄어든다.

원금을 하루라도 빨리 갚도록 해서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대출 상환능력 심사도 담보 중심에서 상환능력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처럼 대출에서 상환능력을 따질 경우 지방도 DTI(총부채 상환비율)를 도입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소득이 없는 사람은 주택시장에 진입하지 말라‘는 신호다.

특히 원리금 상환능력이 부족하면서도 주택을 투기적 목적으로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조치들은 이미 상승 사이클상 정점에 도달한 지방 부동산시장을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규 분양 시장의 집단 대출은 제외되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최근 분양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크게 늘어난 집단대출(중도금 대출)에 대해 직접적인 규제 검토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집단대출은 은행 차원에서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적정하게 해야 할 사안이지 정부가 직접 나서서 통제할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집단대출도 입주 시기에는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적용받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해 예외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는 분양계약자 가운데 이렇다할 소득이 없는 주부나 고령자들 입장에서는 걱정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분양시장에 지나친 자금이 몰릴 경우 우회적인 규제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정부 대출정책에 대해서는 예의주시를 해야 할 같다.

청약열풍…다시 분양가 상한제 적용할까


2016년 주택시장은 분양시장이 활기를 넘어 일부 인기지역에서는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청약 규제완화에다 소득 증가로 주거소비수준이 올라가고 단기전매차익을 노린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델하우스에는 사람이 몰리고 중개업소에는 파리만 날리는 시장의 착시현상’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과연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되는 곳이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민간택지의 경우 2015년 4월부터 폐지되고 공공택지에만 적용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조건은 3가지다. 우선 주택가격으로서는 직전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상승률이 10% 이상 지역이다. 또 주택거래의 경우 직전 3개월간 월평균 아파트거래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00%이상 지역이 지정 요건이 된다. 마지막으로 청약경쟁률인데, 3개월간 평균 청약경쟁률이 20:1을 초과한 지역이 해당된다.

그런데 거래량이나 매매가격 상승률 기준으로서는 분양가 상한제지역으로 지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그 정도의 거래량 폭증이나 가격 폭등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약경쟁률의 경우 충분히 지정요건이 될 수 있다. 최근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 재건축 일반 분양 경쟁률이 20~50대 1에 이르는 곳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청약과열 속 고분양가 부메랑의 차단하기 위해 특정지역 분양가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즉, 고분양가 공급→주변 아파트 시세 자극→고분양가 공급 등 연쇄적인 주택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하는 점에서는 아직 미온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준에 해당되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자동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전제요건인 물가상승률 대비 주택가격상승률의 현저한 상승 여부와 시장상황 등 다각적인 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국토부장관)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어 다소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해보인다.

주택산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국토부 입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잘 쓰지는 않을 것 같다. 이보다는 국지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시장불안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예비카드 정도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장관이 시?도지사 등으로부터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해제를 요청받은 경우 40일 이내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 해제 여부를 결정?통보하도록 했다.

2016년 분양시장이 과열될 경우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재당첨 제한이나 전매 제한 기간 확대, 청약 1순위 거주 요건 강화 등 시장 충격이 크지 않으면서도 진정시킬 수 있는 카드가 그 예이다. 하지만 이 런 제도 도입 여부는 시장의 과열 정도, 여론 등 여러 변수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금리, 상승 기조 고려해야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에서는 부담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워낙 심하고 경기부진도 심해서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글로벌경제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 금리를 선행하는 경향이 강한데 올리면 우리도 시차는 있겠지만 뒤따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조정의 시차가 평균 9.7개월로 분석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2015년 5,6월에도 서민들이 많이 빌리는 보금자리론 등 주택금융공사의 대출상품 금리가 2차례 오르기도 했다.

이 대출상품은 국고채 5년물 금리와 연동되는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뒤따라 올린 것이다. 결국 금융기관도 시장에서 돈을 빌려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빵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기준금리가 올라가지는 않지만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리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는 반비례 관계다. 금리 변동은 부동산 보유자와 잠재적인 수요자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던진다. 수익률이 변한다는 신호다.

예컨대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의 증가→투자수익률 하락→부동산 보유 메리트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유자들로서는 금리 부담이 가중될 경우 일부에선 매물 출회로 이어진다. 금리상승은 잠재적인 수요자에게도 신규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수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줄어든 수익만큼 인하된 가격이 아니면 매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매도자와 매수간의 힘겨루기 진행도 잠시, 가격은 하락 압력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리 상승은 대체로 가격 하락요인으로 이어진다.

최근 들어 돈값인 금리는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면 금리(이자율)의 힘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전 주택시장 내부의 수급에 의해 움직였던 것과는 딴 판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리는 슈퍼 파워(Super power) 같은 존재다.

금리는 주택가격뿐 아니라 지가, 건축허가, 전세가격 등에 전방위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 물론 금리의 민감도는 상품별로 달리 나타난다. 실수요 상품보다는 투자재 성격이 강한 상품일수록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반아파트보다는 재건축아파트가 금리 민감도가 높을 것이다. 수익성 상품인 상가의 경우 금리인상은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가 많은 부동산 시장은 금융시장 변화(금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의 경우 대외 악재에 둔감하다.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땅주인들은 대체로 자산가들인데다 대출한도가 낮아 토지에 대출이 거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빠르지는 않겠지만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물론 부동산 투자자들도 미국 금리 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금리의 인상 시기나 폭을 알 수 없다.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할 때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대출을 매입가격의 30% 이내로 빌려 안전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