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회성 이벤트…무게 두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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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동산 정책 전망②

2016년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은 부동산시장에서 무시하지 못할 정책 변수다. 총선은 대선과 함께 일종의 국가적 이벤트다. 선거 때면 으레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다. 돈이 많이 풀리는 만큼 돈값이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현물자산 헷지 수요가 늘어 부동산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돈 선거가 거의 사라졌다. 20대 총선에서도 일부 후보들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국지적 개발 재료를 내놓을 것이다.

이럴 경우 개발 공약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토지시장은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시장을 교란시켰던 뉴타운 개발공약 처럼 폭발성이 큰 이슈가 나올 것 같지 않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19대 총선이 치러졌던 2012년에는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전년말 대비 0.18% 하락했다.

서울은 이보다 하락폭이 심해 4.48%나 떨어졌다. 당시 하우스 푸어 사태로 주택시장이 홍역을 앓았었던 때로 총선 효과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2016년 총선에서는 전세난 같은 서민층을 위한 주거복지가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선거는 일회성 이벤트라는 점에서 부동산시장에는 단기적 재료에 그칠 전망이다. 선거보다는 당시 주택시장의 수급, 금리, 특히 실물경기 펀드멘탈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선거 재료에 너무 큰 무게를 둬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할까


2016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택 임대료를 통제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세난을 해결하라는 따가운 여론이 계속될 경우 시장에 직접 규제를 하는 게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부른 규제는 더 큰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다.

전월세 상한제는 지역에 관계없이 세입자에게 1회에 한해 계약 갱신 청구권(사실상 계약기간 2년→4년)을 주고 재계약할 때 5% 이상 임대료를 못 올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전월세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3배 웃도는 지역에만 이 제도를 제한적으로 실시하자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전월세 상한제는 극약처방인 만큼 단기적인 고통도 그만큼 큰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임대료를 통제했던 미국 뉴욕의 예를 들어보자. 당시 맨해튼에서 아파트 세를 구하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주택임대료 통제 법안이 시행된 이후 나타난 후폭풍이다. 기존 세입자들은 임대료 인상 없이 거주할 수 있어 굳이 이사를 가지 않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부모들은 자녀가 커서 독립했음에도 대형아파트에 그대로 눌러 앉았다.

이러다보니 새로 이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대형아파트 임대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아파트 세를 구하려면 부동산중개업소를 찾기보다 신문 부고란을 확인하는 게 더 빠르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이었다.

 
뉴욕처럼 주택임대료를 통제하면 기존 세입자는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는 주택공급 축소, 품질 저하, 이중계약 성행 등 부작용을 낳게 된다. 스웨덴 경제학자 아사르 린드베크는 “폭격을 제외하면 임대료 통제는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효율적인 기술”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전세가격도 단기간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집주인들이 상한제가 도입되기 전에 미리 전세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9년 12월 주택임대차기간이 연장(1→2년) 되면서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1989년 한해에만 전국 전세가격이 17.5%, 이듬해인 1990년에는 16.8%이나 올랐다. 특히 1990년 2월에는 한달 동안 11.9%나 치솟았다. 한마디로 전세파동 준이다.

더욱이 전월세 상한제는 소득 및 자산보유 정도 등 구분 없이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서민 주거복지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고소득의 세입자는 자산보유 옵션 중 집 보유를 포기한 것에 불과한데, 전월세 상한제는 고소득의 세입자까지 지나치게 보호하는 꼴이 된다는 얘기다. 가령 지방의 2억원 주택 보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지만 강남 5억원 전세세입자를 보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분적이고 한시적인 상한제를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해당 지역에 신규임차인 진입이 곤란하여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으로 신규 진입이 어려우니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이 일대 전월세 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 2개월 이상 가격 추이를 지켜본 후에 상한제 지정을 할 수밖에 없어 구조적으로 적기 대응 곤란하다는 점도 문제다. 늦장대응, 실효성 논란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전국 시·군·구 단위의 전월세 가격지수, 주택유형별·지역별 전월세 전환율 등 통계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시행이 어려운 점도 현실적인 문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전세종말 시대’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종말은 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것, 즉 전세 공급의 종말을 의미한다. 세입자는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세 수요의 종말은 아니다.

전월세 상한제는 공급자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공급 가격을 통제하면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많은 정책에서 검증되어 이제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시대에 공급을 더 줄이도록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은 주택시장에 치명적이다. 현재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면 법 시행 이전에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다. 전세가격을 한꺼번에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부메랑이 나타날 것이다.

경제적 약자인 세입자의 딱한 사정을 생각하면 전월세 상한제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당위성에 급급해 인위적으로 민간부문을 규제할 경우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경제는 당위나 정의, 도덕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실 수 없는 것 아닌가. 임대료를 통제하는 전월세 상한제는 시행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굳이 도입하려면 공공기관이 짓는 공공성이 강한 임대주택에서 먼저 시행해보자. 민간에 대해서는 법인형 임대사업자 육성,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등 제도적 기반 마련 후 천천히 시행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월세화 속도 늦추는 대책 나올까


주택 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주택의 월세화 속도를 늦추는 대책이 2016년에는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보증금을 계약기간 중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것은 대표적인 대책이다. 월세 수익률을 낮출 경우 전세가 월세로 넘어가는 속도가 늦춰지지 않을 까 하는 생각에서다. 한국감정원 조사결과 2015년 9월 기준 전국의 전월세전환율은 7.2% 정도다.

최근 전세 주택의 월세 전환이 가팔라지면서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해놓은 주택 전월세 전환율 상한선 6%를 보다는 높다. 정부는 전월세 전환율을 아예 법적으로 5%대로 낮추는 것이 검토하고 있다. 또 '기준금리의 4배(기준금리×4) 또는 10%중 낮은 수치'를 적용하던 전환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기준금리+α)'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기간 내에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에만 적용되고 2년 뒤 기존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로운 세입자와 신규 계약을 체결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기간 중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경우 세입자가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계약변경을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일부를 급전으로 사용하기 위해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경우 일부 제한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문제는 강제성을 두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재계약 때 강제할 경우 집주인이 계약을 거부하거나 월세는 올리지 않고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 집주인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아 실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로는 집주인에게 월세를 많이 못받도록 하는 묵시적 압박이나 일종의 가이드라인 제공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주택 전세난은 전체 주택 재고부족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전세라는 특수한 상품의 공급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집주인들이 낮은 금리에 실망, 전세를 월세로 급속하게 전환하면서 생기는 문제인 만큼 보다 실질적인 방법으로 월세화 속도를 늦출 필요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세난의 연착륙을 위해 전세공급자에게 메리트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소득에 대한 간주임대료 부과 면제 기준은 85제곱미터이하와 공시가격 3억원이하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런 기준을 면적에 관계없이 공시가격 6억원이하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전세를 내놓을 수 있도록 집주인에게 메리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에서 월세 공급뿐아니라 반전세나 전세형태 공급을 병행할 경우 월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전세난은 정공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결국은 공공임대 주택을 확충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스스로 전세난을 헤쳐나가기 힘든 서민들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언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를 여실히 볼 수 있는 지표가 10년 이상 장기 공공임대주택수이다.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107만 채로, 전체 주택의 5.5%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네덜란드는 35%, 영국은 19.25, 프랑스는 17%에 이른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공급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호보다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개편, 시장은?


2016년부터 부재지주 등 비사업용토지의 양도소득세 규정이 대폭적으로 바뀐다. 양도세율이 기본세율(6~38%)에서 10%포인트를 추가 과세하는 하는 것이다. 장기간 보유한 경우 대신 장기보유 특별공제(최대 30%) 혜택을 주기로 했다. 물가 상승률 만큼 토지의 가치가 떨어지니 이를 양도세율 계산할 때 빼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세제 개편은 2015년말 이 규정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토지시장에는 단기투자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매입, 매도를 할 경우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세무사는 “7년 이상 비사업용 토지를 보유한 경우 양도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더 커서 토지를 2016년 이후에 파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역세권, 그린벨트 해제지역 등 지가상승 기대가 높은 지역에서 토지 장기보유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토지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적 주택정책 비전 제시


정부의 정책은 시장에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격안정을 목표로 내놓은 정부의 규제책은 단기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부동산 가격 결정 요인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정부의 정책이 바뀌면 시장 참여자에게 행동이나 사업 패턴을 바꾸라는 신호가 된다.

그 신호가 강할 때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재빨리, 그것도 한꺼번에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그런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부동산시장은 정책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유기체나 생물체인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정부 정책은 제대로 방향타를 세울 때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엇보다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사실 정책은 국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당위성이나 목표에만 급급해 무리한 정책수단을 내세우면 반드시 후유증이 뒤따른다. 무리한 정책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책은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평균과 상식의 수준으로 회귀하기 마련이다.

그동안 정책들이 많이 입안됐지만 시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도에 좌초하거나 원상 복귀된 사례가 셀 수 없이 많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거나 함께 걷지 않고 정책 당국자 혼자 내달렸기 때문이다. 정책이 오래가지 못하고 또 바뀐다. 역설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정책의 항상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