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부동산 시장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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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죄기와 겹쳐 투자심리 위축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자금 이탈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당장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결국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겠지만 현재 대출 금리 자체가 낮아 당장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기적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가령 1억원을 대출했다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올라도 연간 이자는 25만원, 월 2만원 정도 늘어나는 수준이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뒤로는 무리하게 대출 받아 집을 사는 예가 크게 줄었다”며 “가계대출 총액과 건수는 많지만 개인별로 보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담보·중도금대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대출 금리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맞물려 있다는 게 문제”라며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매수세 줄어


실제 최근 주택시장은 대출 규제 등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줄고 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 값은 1년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서울 재건축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04% 내렸다. 강남 개포동 주공 1단지와 4단지 등은 전주보다 각각 500만∼1000만원가량 떨어졌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1단지와 3단지도 각각 500만∼1000만원 하락했다. 둔촌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12월 들면서 대출 규제나 미국 금리 인상을 지켜보겠다며 매수를 미룬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일반 아파트 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매매는 거의 안되고 전·월세 시장만 북적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올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장에 피로감이 쌓인 면도 있다”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까지 겹쳐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사라져 활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상승 폭이 적고, 정부의 대출 규제 대상에서도 빠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익형부동산 시장도 일시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