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 제주 땅값 … 부산·경북·대구도 깜짝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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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올해 개별공시지가 공개

땅값은 중요한 경제 지표다. 땅값이 오르면 물가가 줄줄이 오른다. 일단 집값이 올라 집 없는 서민의 삶이 팍팍해진다. 공장 부지 비용도 늘어 기업의 투자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땅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 빈부 격차를 심화시켜 계층 갈등까지 증폭시킨다. 한국 경제 고질병인 고비용 구조도 따지고 보면 땅값 상승이 근본 요인 중 하나다. 그래서 땅값은 정확하고, 일관성있게 매겨야 한다. 정부가 매년 공인한 땅값(개별공시지가)를 매기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전국 3268만 필지(1개 지번으로 구성한 토지 기본 단위)를 조사해 산정한 개별공시지가(올해 1월 1일 기준)를 발표했다. 전국 땅값 총액은 개별공시지가 기준 4778조53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4509조5291억원)보다 평균 5.34%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81% 하락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국토 면적의 0.5% 수준인 서울 땅값(1422조9957억원)이 전국 땅값 총액의 30%를 차지했다.

박병석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정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 등 토지수요 증가와 제주와 부산 등 활발한 지역 개발사업에 따라 개별공시지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땅값 고공행진을 이끈 건 지방이었다. 제주도 땅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제주시는 혁신도시 조성과 제2공항 건설 대한 기대감으로 전년보다 땅값이 19% 급등했다. 이어 부산(9.67%), 경북(8.06%), 대구(8%), 세종(7.52%) 순으로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부산은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과 주택 재개발, 경북은 경북도청 이전과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과 토지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땅값이 크게 올랐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14년째 수위


반면, 인천(2.86%), 대전(3.48%), 충남(3.70%), 경기(3.71%), 전북(4.75%)은 전국 평균 상승률에 못 미쳤다.

서울 땅값은 전년 대비 5.26% 올라 전국 평균 수준이었다. 구별로 마포구(14.08%)가 가장 높았고 용산구(7.13%), 강남구(6.23%), 중구 (5.83%), 동작구(5.82%)가 뒤를 이었다. 마포는 홍대 상권 확장과 경의선 숲길 조성, 용산은 경리단길·이태원역 인근 고급 주택지대와 한남1 재정비 촉진지구 개발 영향, 강남은 수서SRT역세권 개발 등이 영향을 미쳤다.
 
‘땅값 불패’ 신화도 증명됐다. 시·군·구별로 땅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지역은 128곳, 낮게 상승한 지역은 122곳이었다. 지난해보다 떨어진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상승률 높은 ‘톱5’는 제주도 서귀포시(19.41%), 제주시(18.72%), 경북 예천군(18.50%), 전남 장성군(14.50%), 서울 마포구(14.08%)였다. 상승률 낮은 곳은 전북 군산시(0.74%), 경기 고양시 덕양구(1.04%), 인천 연수구(1.11%), 인천 동구(1.21%),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1.22%)였다.

전통 상권인 서울 명동이 공시지가 상위 1~10위를 휩쓸었다. 14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명동)의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들어선 자리였다. 1㎡당 8600만원으로 전년(8310만원) 대비 290만원 올랐다. 전체 부지(169.3㎡) 기준 땅값은 145억5980만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비싼 곳은 충무로2가(명동) 액세서리 매장 ‘로이드’ 부지였다. 1㎡당 8502만원을 기록했다. 역시 명동 액세서리 매장 ‘클루’ 부지가 1㎡당 849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부지는 1㎡당 8300만원으로 지난해 7위에서 4위로 순위가 올랐다.

부산에서 가장 비싼 땅은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LG유플러스 부지로 1㎡당 2590만원이다. 대구에선 중구 동성로2가 법무사회관 건물 대지가 1㎡당 246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제주도에서 가장 비싼 땅은 제주시 연동 커피 전문점 ‘디저트39’ 부지였다. 1㎡당 57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싼 지역은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리에 있는 임야로 1㎡당 120원이었다. 하위 1~10위 모두 조도면 땅이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팀장은 "한국 땅값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비싼 수준인데다 상승세도 가파르다. 정부가 폭등한 땅 값 거품을 제거하고 토지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