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만든 집 '배달 주택'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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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간편하고 용도 다양해 인기

서울 시청에서 출발해 중부고속도를 타고 2시간쯤 차를 달려 도착한 충북 음성의 한 공장. 건물 겉모습만 보면 전자제품 생산공장같지만 공장 밖 야적장에는 전자제품 대신 아담한 미니 목조주택 몇 채가 전시돼 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니 생산 라인에 목조를 뼈대로 한 목조주택 몇 채가 집 윤곽을 갖춰가고 있는 중이다. 타정기를 사용해 각목에 못을 박고 분사기로 단열재를 부착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공장 밖에선 지게차를 이용해 완성된 목조주택을 대형 트럭에 싣는 모습도 보인다. 이곳은 이동식 소형 전원주택인 모듈러주택을 생산하는 스마트하우스라는 업체의 '집 공장'이다.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사장은 "지난해에만 바닥면적 33∼66㎡ 짜리 모듈러 목조주택 30∼40동을 제작해 판매했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시장에서 공장제작식 미니주택인 모듈러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듈러 방식의 공장제작식 미니주택은 공산품처럼 집을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제작해 판매하는 집을 말한다. 이런 '집 공장'이 전국에 100여개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 충북 음성 모듈러주택 공장과 야외 주택전시장 전경.



재설치·중고판매 가능, 하루면 설치


공장제작식 모듈러 미니주택이 인기인 것은 제작 단가가 싸고 설치와 이동이 쉽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자재를 일괄 구입해 집을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제작 단가가 기존 방식보다 10∼20% 정도 싸게 먹힌다. 3190만원만 있으면 바닥면적 35.4㎡(11평) 짜리 미니 목조주택 한채를 살 수 있다.

여기에 운반비와 설치비로 약 1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집을 배달해 설치해 해준다. 공장제작이 아닌 현장 건축일 경우 3850만원 가량 드는 점을 감안하면 17.1% 정도 싸다.

이동·설치가 쉽고 재설치가 가능하는 것도 공장제작식 미니 주택의 인기 이유다. 미니주택은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골라 주문하면 업체가 집을 대형 트럭에 실어 통째로 배달해 주는 '배달 주택'이다. 때문에 트럭이 지나갈 수 있는 길만 뚫려 있으면 어디든 손쉽게 집을 설치할 수 있다. 살다가 싫증나면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 음성 스마트하우스 집 공장 내부 모습.



중고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도 미니주택의 또다른 강점이다. 공장제작식 미니주택을 구입해 사용하다가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해 사용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 중고차를 매매하는 것처럼 살던 집을 싼값에 내놓고 양도할 수 있다. 제작기간도 짧다. 미니주택 10동을 제작하는데 열흘이 채 안 걸린다. 설치도 한 하루면 가능하다.

미니 전원주택은 또 상대적으로 중대형에 비해 건축 규제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바닥면적 20㎡(6평) 미만의 농막형인 경우 별도의 인허가 없이 가설물 설치신고만 하면 그린벨트를 제외한 농지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바닥면적이 33㎡(10평)이면 수도권(또는 광역시) 이외 지역에서는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게다가 정부는 2006년부터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에 짓는 33㎡ 이하의 소형 주택은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선)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는 외지인이 비도시 지역에서 주말농장 등의 용도로 매입한 1000㎡(303평) 미만의 땅이다.

▲ 모듈러주택 야외 전시장 전경.



단열 좋아 상시 거주용으로 '딱'


미니하우스는 크기는 작지만 주방·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거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단열 기능도 일반 주택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기 때문에 겨울 혹서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하우스가 음성 공장에서 제작하는 모듈러 목조주택의 경우 캐나다산 spf 목재(2"x6", 2"x8")를 구조재로 사용하는데다 단열재로 첨단 제품은 수성 연질폼(캐나다 ICYNENE사 제품)을 사용하고 미국식 시스템 창호로 무장해 단열은 물론, 방음·방수 기능까지 뛰어나다.

전원생활의 전진기지(캠프 하우스)로 미니주택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미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하고 전용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에서 아직 여건이 맞지 않아 본격적으로 전원주택을 지을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 먼저 미니주택을 구입해 설치하고 전원생활 연습을 겸해 주말마다 내려가 사용할 목적으로 미니주택을 구입하는 것이다. 전원주택으로 이주는 하고 싶지만 당장 예산은 없는 사람들이 임시방편으로 미니주택을 구입한다.


▲ 인기 상품인 베이스캠프 II 모델. 바닥면적 63.55㎡(19.2평), 판매가 5950만원.



전원생활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시골생활 연습용으로 미니주택을 설치하는 경우다. 처음부터 전원주택을 크게 지으면 시골 정착에 실패했을때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미니주택을 전원생활에 단계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베이스캠프(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니주택을 구입해 은퇴하기 전까지 주말마다 내려와 전원생활에 적응기간을 거친 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본격적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에 들어간다. 이때 쓰던 미니하우스는 손님용 부속채로 활용하면 된다. 전원생활 적응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집을 중고로 내놓으면 된다.

미니주택은 주말농장의 농막용으로도 인기다. 미니주택 판매업체인 렛츠고시골(www.letsgosigol.com) 관계자는 "도시에 살면서 시골에 주말체험영농용지를 사놓고 주말마다 농사를 지을때 휴식을 취하거나 농기구·작물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미니주택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펜션 영업을 위해 미니주택을 구입하는 펜션 업주들도 늘고 있다. 대부분 외관이 특이하다보니 숙박객 유치에 유리하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도심 렌탈 하우스로도 문의가 늘고 있다. 도심의 자투리 땅이나 외곽의 나대지에 설치해놓고 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것이다. 주말주택, 귀농주택, 공원 관리사, 구난주택, 캠핑하우스, 옥탑방, 농가주택 부속채, 공장 기숙사 등의 용도로도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