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최대 10배 급증…집값 떨어질 것 같으면 처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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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시뮬레이션해보니

‘째깍’ ‘째깍’... 다주택자에 '양도세 폭탄’이 터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주택 보유와 처분 사이에서 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8·2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다시 도입하면서 다주택자에게 주택 처분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주택을 처분할 시간 여유를 주기 위해 내년 4월부터 양도세 중과를 시행키로 했다. 이번 대책 중 시행시기가 가장 늦다.

양도세 중과 위력이 어느 정도일까. 양도세 중과 금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과 전보다 최대 10배나 증가한다. 

내년 4월까지 3단계로 늘어나는 양도세

 
양도세 중과는 내년 4월 이후의 미래가 아니다. 이미 시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이 커지는 이번 양도세 중과 대책을 살펴보자.

 
이번 8·2대책의 양도세 중과 효과를 폭탄으로 비유하자면 ‘3단계 폭탄’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지난 3일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일부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양도세에 10%포인트 가산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2012년 강남권을 마지막으로 투기지역이 해제되면서 잠자고 있던 투기지역 가산세율이 깨어난 셈이다.

2014년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폐지됐지만 투기지역 3주택 이상자 10%포인트 가산은 남아있었다.  

내년 1월 1일부터 3억원 이상 세율 높아져

 
내년 1월부터 양도세 세율이 바뀐다. 8·2대책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내년도 세법 개정 계획에 따라서다. 

정부는 ‘과세형평 제고 및 소득재분배 개선’을 위해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에 3억원을 추가했다.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세율이 기존보다 2%포인트 오른 40%가 되고 5억원 초과의 최고세율은 42%로 역시 2%포인트 오른다.


내년 1월부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4월 전까지 과세표준이 3억원 이상인 다주택자의 양도세 세율이 2%포인트 오르게 되는 것이다.  

'버티기' 막기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내년 4월부터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양도세 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20% 포인트가 가산된다.  

양도세 중과와 함께 다주택자에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없어진다. 노무현 정부 때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원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에 대해 물가상승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양도차익에서 빼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테면 명목 양도차익 중 물가상승분인 셈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것은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양도차익에 과세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내년 세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물가 안정 추세에 맞춰 2019년부터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할 계획이다. 최고 30% 공제율을 적용하는 보유기간을 현재 10년 이상에서 15년 이상으로 늘린다. 연평균 3% 정도인 공제율이 2%로 낮아진다.
 
다주택자 양도세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없애는 이유는 ‘버티기’를 막기 위해서다. 처분하지 않고 갖고 있으면서 시간이 흐른다고 세금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양도차익 적고 보유기간 길수록 세부담 급증

 
중과가 없던 8·2대책 전에 비해 주택수가 많고 보유기간이 길수록 세금이 늘어난다.

보유기간이 5년이고 양도차익이 2억원일 경우 주택수에 상관 없이 8·2대책 전 양도세는 4425만원이었다. 내년 4월 이후엔 2주택자는 7540만원으로 70%, 3주택자는 두 배가 넘는 9515만원으로 115% 급증한다.

 
최고세율 구간으로 내년 세율이 2%포인트 올라가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양도차익의 세금도 많이 늘어난다. 양도차익 6억원을 낸 3주택자(5년 보유)의 대책 전 양도세는 1억7360만원인데 내년 4월 이후엔 2배에 가까운 3억3505만원이 된다.

양도차익이 같더라도 보유기간이 길면 세금이 더 많이 늘어난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안돼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금액이 많아져서다. 10년 보유기간의 양도차익 6억원에 대한 3주택자의 대책 전 양도세는 1억3925만원이다. 내년 4월 이후 3억3505만원으로 1.4배 증가한다. 

또 양도차익이 적을 수록 양도세 증가률이 뛴다. 가산세율 적용으로 세율이 훨씬 많이 올라서다. 3주택 이상의 경우 가장 낮은 기본세율인 6%에 가산세율 20%포인트가 추가되면 26%로 세율이 3배 넘게 오르는 데 비해 내년 가장 높은 세율인 42%에 20% 포인트가 합산될 경우엔 62%로 기존 세율의 절반 정도만 올라간다.

따라서 보유기간이 10년 이상이고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기본세율 6%)인 양도차익을 남기는 3주택 이상자의 세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양도차익 1000만원의 양도세가 중과 전 27만원에서 중과 후 195만원으로 대책 전의 7.2배로 증가한다. 양도차익 500만원의 경우 6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10배나 된다.  

집값 떨어질 것 같으면 이참에 정리해야


양도세 중과로 정부가 압박하는 매물 증가보다는 동결 효과가 더 클 것 같다. 2014년 이후 수도권 집값이 꽤 올라 양도세를 내기 아깝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4.2% 올랐다. 이 기간 강남구는 20% 넘는 21.8% 뛰었다. 가격 상승분은 각각 9000만원, 2억3000만원이다. 

앞으로의 집값 전망도 처분이냐 버티기냐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면 이참에 정리하는 게 낫다. 집값이 내리면 양도세가 줄긴 하지만 조금 하락해서는 중과로 늘어나는 세금이 더 많다. 

버틴다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세금을 가끼는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하다. 임대사업자에겐 재산세·양도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등의 혜택이 있다.   

집을 정리한다면 양도차익이 적은 집부터 내놓는 게 낫다. 투자수익률로 보면 양도세 중과 타격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은 변두리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