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결국 35층으로 굽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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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최고층수 49층→35층으로 낮출지 주민투표 마감

강남구 대치동은 ‘교육 특구’다. 그 중에서도 은마아파트는 특별하다. 1979년 준공한 복도식 아파트에 지하주차장이 없어 공터마다 주민 차량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수압이 약해 물을 제대로 쓸 수 없는데다 녹물이 떨어지고 난방도 열악하다. 
 
실제 집주인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많다.  집 주인이 은마아파트에 사는 경우보다 전국 각지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몰린 세입자가 더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아파트가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달 전용면적 79㎡가 13억5000만원, 전용면적 84㎡가 15억4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런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여부는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최근 칼자루를 쥔 건 ‘35층 규제’를 앞세운 서울시였다. 2015년 말부터 5차례에 걸쳐 은마아파트와 서울시가 층수 조정을 진행해왔지만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은마 재건축추진위가 지난 8월 ‘최고 49층’ 재건축 계획안을 내밀었지만 서울시는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계획안에는 최고 14층 28개동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를 최고 49층 6054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시는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근거해 공동주택(3종 일반주거지역)을 35층 이하로 지을 것을 추진위 측에 요구했지만 주민들은 49층 재건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은마아파트가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출지를 25일 최종 결정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추는 안건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주민들에게 최고층수 35층과 49층 중 하나를 선택한 주민동의서를 이날까지 받기로 했다.
 
은마 주민들이 49층 재건축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수익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재건축은 건축 규모를 결정하는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 비율)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과 재건축 후 용적률 차이가 클수록 일반분양분이 늘어 분양 수입이 증가한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중앙포토]


잠실5단지는 50층 재건축… 층수 높여야 수익성 높아


일반분양 수입이 많으면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문제는 현재 은마아파트 용적률이 197%로 높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용적률이 180% 이하여야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

은마아파트가 현 상황에서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300%가 적용돼 최고 35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바꿔 초고층 단지로 지으면 조망권, 희소성 등이 반영돼 분양가를 비싸게 받을 수 있다. 
 
재건축 이후 아파트 시세도 주변보다 높게 형성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은마아파트를 초고층이 아닌 일반 재건축을 하면 집주인은 억대의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돈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주변을 준주거지역으로 바꿔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최대 49층으로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심 또는 광역 중심 기능을 하는 준주거지역의 주상복합은 50층 이상 지을 수 있다’는 시 규정을 이용해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잠실 5단지와 달리 ‘광역 중심지’에 있지 않아 종 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서울시가 거듭 35층 규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비치자 은마 소유주 사이에선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35층안을 수용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변수는 송파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다. 지난달 한강변에 최고 50층짜리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내용의 재건축 계획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였다.  
  
일부 은마아파트 주민은 잠실주공5단지 최고 50층 재건축 안을 예로 들어 서울시가 불공정한 잣대를 적용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