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용틀임···고급 주거지 반포 대항마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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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아파트·유엔사 부지 개발

지난 24일 서울 남산 1호 터널을 나와 한남대교 방향으로 200m쯤 걷자 오른편으로 넓은 공사 부지가 보였다. 롯데건설이 용산구 한남동에 짓는 ‘나인원 한남’(옛 외국인아파트) 공사 현장이다. 지난 9월 착공한 뒤 터파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2019년 준공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동남쪽인 한남·이태원동 일대가 초고급 주택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고급 주택의 대명사인 ‘한남더힐’과 ‘유엔빌리지’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인근 외국인아파트·유엔군사령부 부지 등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어서다. 외인아파트 등은 3.3㎡당 분양가 최고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개발을 마치면 강남 못지않은 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동남쪽, 특히 한남동은 전통 부촌이란 상징성을 갖춘 곳이다. 북쪽으로 남산, 남쪽으로는 한강이 있고 압구정·반포와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조성된 강남권과 달리 노후주택이 많아 강남보다 주거 여건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2~3년간 주택경기 회복 등으로 고급주택과 뉴타운 개발사업이 진척을 보이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이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은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주거 단지 ‘나인원 한남’이다. 최고 9층짜리 전용면적 206~273㎡ 335가구 규모로, 대신F&I가 설립한 디에스한남이 시행을 맡아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분양 담당자는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은 분양가로 쏠린다. 이 단지는 최고급 주택을 표방하지만, 공동주택인 만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가격을 무작정 높일 순 없다. HUG는 분양가가 인근에서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를 넘으면 보증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인근에 분양한 단지가 없으면 주변 시세가 기준이 된다. 나인원 한남 맞은편엔 ‘한남더힐’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한남더힐 시세는 3.3㎡당 4800만~7800만원 정도다. 이를 고려할 때 업계는 나인원 한남 분양가가 3.3㎡당 평균 5000만~6000만원, 가구당 최소 4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

▲ 다음달 중 일반분양 예정인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옛 외국인아파트) 공사 현장.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면 차질 우려


이는 반포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파크’ 시세(3.3㎡당 평균 6000만원대)와 근접한 수준으로, 지난 8월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가 세웠던 최고 분양가(3.3㎡당 4750만원·공개청약 기준)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서울 뉴타운 중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도 활기를 띤다.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한 2~5구역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선두주자인 3구역은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2019년 착공, 2022년 준공 예정이다.

개발이 끝나면 581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변한다. 다른 구역을 합치면 1만 가구가 넘는다. 분양가는 구역·입지별로 다르겠지만,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는 3.3㎡당 50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3·5구역 내 대지지분(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이 19㎡인 빌라가 3.3㎡당 1억~1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한강공인 최선호 대표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가 뜸해졌고 가격도 보합세"라고 말했다.

 
유엔사 부지를 1조552억원에 낙찰받은 일레븐건설도 이곳에 고급 주택을 짓는다. 주거·업무·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되며, 공동주택은 건축물 지상 연면적의 40% 이내에서 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780가구까지 지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가 개발되면 반포·압구정과 견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강과 남산을 낀 배산임수 지형인 데다 용산공원이 가깝다는 희소성까지 갖춰서다. 서울 한가운데 위치해 강남·강북으로 이동하기도 쉽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부촌인 반포나 압구정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엔 신중하라는 조언이 많다. 이들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거나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고급 주택을 짓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