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큰손들, 강북 갭투자보다는 강남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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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강남 아파트 거래량, 1년 새 12% 증가

지난해 지방 큰손들의 뭉칫돈이 서울 강북 갭투자보다 강남 재건축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이미 자기 집이 있는데 갭투자용 등으로 몇 채씩 더 집을 사는 다주택자에게 세금(양도세) 폭탄을 때리면서다. 다주택자 규제로 세금을 두들겨 맞느니 똘똘한 강남권 아파트 한 채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
 

강남 아파트에 꽂힌 지방 큰손들


한국감정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살지 않는 사람(외지인)이 사들인 서울 아파트는 2만818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 2만1063건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서울 전체 거래량을 줄었지만, 외지인이 강남권에 사들인 아파트는 1년 새 12%나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지방 거주인은 서초구 899건, 강남구 1503건, 송파구 1529건 등 강남권에 아파트 3931가구를 사들였다. 작년엔 전년 대비 12% 증가한 4407가구가 외지인에게 팔렸다.
 
서초구(990건)와 강남구(1667건), 송파구(1750건) 등 각 자치구의 거래량도 모두 증가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어느 지역 거주민이 강남 아파트를 많이 샀다고 공개할 수 없지만, 전통적으로 강남 부동산을 많이 매입하는 경기권 거주자 외에도 지방 거주자도 예년보다 강남 아파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지인의 강북지역 갭투자는 다소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가 많은 지역인 강북구(296건→260건)와 노원구(2168건→2141건)는 전년 보다 거래가 소폭 줄었다. 인근 수도권 지역에 입주물량이 늘면서 서울지역의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규제 강화로 갭투자 수요도 대폭 줄었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작년 5월부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거듭한 끝에 70%선을 붕괴했다 점도 갭투자를 시들하게 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9.3%로 작년 12월(70.1%)에 비해 0.8%포인트 하락했다. 한강 이북(73.7%)과 이남(65.5%)은 작년 1월 대비 각각 3.8%포인트, 4.2%포인트씩 줄었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상계동 일대 주공 3·4·7·11단지 등 재건축을 앞둔 오래된 아파트와 학원가가 몰린 중계동 아파트는 값은 오르고 있지만 전셋값은 겨울 이사 비수기, 입주 물량 증가 등 때문에 안정된 상태”이라며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높은 전셋값에 기대 집값의 20% 정도의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매매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갭투자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중자금 강남 유입 줄지 않을 듯

 
앞으로도 서울 갭투자가 주춤하겠지만, 지방 큰손들의 강남 투자 수요는 꾸준할 것 같다. 우선 지난달 31일부터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면서 대출을 많이 받아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신DTI 시행으로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신규투자자 진입은 어려워진다.
 
더군다나 오는 3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도 앞두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간 주담대는 실거주용 주택구매가 아닌 투기나 사업자금 마련 등 다른데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신DTI가 갭투자 같은 투기성 주택 매입을 줄이는데 어느정도 효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강남권 갭투자는 오히려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권은 공급량 부족, 학군 수요 등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커 지방 큰손에게 갭투자의 매력이 큰 곳이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부동산 선호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하나금융연구소 등이 발표한 ‘2018년 한국 부자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산가 808명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8.6%가 2~3년 내 보유한 부동산을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부동산이 미래가치 상승 효과와 임대수익 등 지속적으로 일정 수익을 내기 때문에 상속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보유세 과세 현실화 등 다른 부동산 규제가 나오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정책들은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