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허우적’ 분양시장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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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노는 주택시장, 온도차 더 커져

주택시장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기존 매매시장은 찬데 분양시장은 뜨겁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매매시장은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에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침체 분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은 청약경쟁과 계약률이 치솟는 등 열기를 나타내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KB부동산 주간주택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값 상승률은 올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모두 이달 중순 상승폭이 2월 중순 상승폭의 3분의 1 수준이다. 상승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부담금 충격에 전셋값 하락세까지 '찬바람'


특히 서울 서초구 반포 현대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예상을 깬 금액으로 발표되자 그 충격파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값이 6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이달 중순 기준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이른바 ‘강남4구’ 아파트 값은 상승폭 둔화를 거듭하며 6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하락폭이 커지면서 심지어 서초와 송파 지역은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의 골이 깊어졌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9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 위례 등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위주로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도 60% 이하로까지 떨어졌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8%까지 하락했다. 전세가율이 지난해까지 80% 대를 유지하던 성북구도 2년7개월여 만에 80%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에 집계된 5월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실거래 건수는 24일 기준 총 4138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만194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5월 거래건수가 946건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았으나 올해 5월엔 374건으로 급감했다. ‘강남불패’로 불리는 강남ㆍ서초ㆍ송파 지역도 거래건수가 많게는 5분의 1 규모로 줄었다. 

▲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아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청약 열기 고조 계약 완판 분양시장 '후끈'


이처럼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 분위기에 휩싸인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분양광고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전국지방선거(6월 13일)와 월드컵(6월 14일~7월 15일) 기간을 피해 앞서 물량을 대거 풀면서 청약수요가 몰리고 있다. 직주근접성이 좋은 도심 주요 지역에서 분양을 진행하면서 수요자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달에 분양한 주요 단지들마다 청약경쟁률 기록을 다투고 있다. 1순위 경쟁률만해도 서울 영등포에 선보인 e편한세상문래는 31.6대 1을, 영등포중흥S클래스는 24.6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영등포중흥S클래스 전용 59㎡C 형은 174.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 선보인 하남포웰시티는 C2블록에서 30.7대 1, C3블록서 28.4대 1, B6블록에선 18.7대 1을 보였다. 대구ㆍ부산ㆍ대전ㆍ전북 등에서 이뤄진 분양 역시 1순위 청약에서 접수가 모두 끝났다.

실수요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계약률도 높게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조사 결과 서울지역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균 초기계약률(분양 시작 후 6개월 안에 이뤄진 계약 비율)이 지난해 4분기에 99%를 넘어서더니 올해 들어 1분기에 100%에 이르렀다.

이는 청약 열기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분양 물량을 모두 팔았다는 의미다. 과거엔 청약경쟁에 투기성 허위 지원이 많았는데 최근 청약은 실수요자들의 비율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따로 노는 현상을 보이는 배경은 정부의 규제 여파로 보인다. 정부가 투기세력이 몰리는 지역에 대한 감시망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나 보유세 같은 세금 인상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수요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과세부담은 커지면서 기존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분양시장 문을 두드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에선 분양가에 대한 통제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지역의 분양물건에 눈독을 들이는 수요자들이 생긴 모습도 주택시장의 온도차를 가르는데 영향을 미치는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