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쪼개진 주택시장

인쇄

양극으로 치닫는 수도권ㆍ지방 온도차…한국감정원 5월 주택가격동향

정부의 압박,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시장이 둘로 쪼개졌다. 정부가 지난해 8ㆍ2 부동산대책을 통해 주택시장을 옥죄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 골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ㆍ2 부동산대책은 다주택 양도세 중과 가튼 세제 증액을 비롯해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 지정, 청약ㆍ대출 자격 강화,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등이 총망라된 정책이다.

8ㆍ2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주택시장은 차츰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매도자는 주택시장에 충격탄이 터질 때마다 매물을 내놨다 거두기를 반복했다. 매수자도 눈뜨면 급변하는 주택시장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느라 관망세로 돌아섰다.

정부 엄포에도 수도권 집값 슬금슬금 상승 유지

그러다 보니 될 곳은 되고 안될 곳은 안 되는 양극화가 심화됐다.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에 늘 갈증을 느끼는 수도권은 집값 상승세를 지속했다. 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상승폭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어쨌든 소폭의 오름세를 이어가며 버텼다.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이른바 서울 강남4구 지역은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통해 여전히 ‘강남불패’ 신화를 꿈꾸고 있다.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구조안정성 비중 증대 등으로 재개발ㆍ재건축에 대한 규제 수위를 강화하자 강남4구 지역은 최근 ‘거래 절벽’까지 맞았다.

하지만 정부의 엄포에도 많은 투자자와 수요자들이 서울 강남4구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개발이익이 적지 않아서다. 이 같은 지지세 덕에 거래는 거의 끊겼어도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KB부동산시세 통계에 따르면 3.3㎡ 당 평균 아파트값이 강남의 경우 1월 4465㎡에서 5월에 4976㎡로, 서초는 같은 달 3633㎡에서 3983㎡로, 송파는 3075㎡에서 3389㎡로, 강동도 2227㎡에서 2432㎡로 모두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수도권은 이 같은 분위기인 반면 지방은 하락세를 거듭하며 대조를 이뤄 둘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개발호재 덕에 국지적 약진 불구 지방 하락폭 커져

한국감정원이 1일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5월 14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는 정부의 정책과 입주물량 증가로 4월 대비 0.03% 하락해 안정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모습이 180도 달라진다. 수도권은 0.1%, 서울은 0.21% 각각 상승을 나타냈다. 반면 5대 광역시는 -0.04%, 지방은 -0.13%로 각각 하락해 수도권ㆍ서울과 대조를 이룬다.

수도권의 경우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들이 국지적 오름세를 나타내며 전체 상승을 부추겼다. 서울은 정부 압박에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마포ㆍ서대문ㆍ강서 등 직주근접 수요가 몰린 지역들이 상승폭이 떨어진 서울의 오름세를 지탱했다.

경기 지역은 입주물량이 늘어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남북관계 개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을 품은 파주, 별내선 연장 등이 추진되는 구리, 지하철 5호선 연장(2020년 개통 예정)으로 역세권 수요가 몰린 하남, KTX 예정지 개발 기대에 찬 인천 연수구 등이 상승세 이끌었다는 것이 한국감정원의 분석이다.

반면 지방은 처참하다. 대구가 청약시장 활기로, 광주가 재개발 기대감으로 각각 상승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경기 침체 또는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대전ㆍ전북 지역은 하락으로 전환되고 충청ㆍ경상ㆍ강원ㆍ제주 지역은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지방의 집값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이에 전국적인 주택 매매가가 2013년 8월 이후 57개월여 만에 하락 분위기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