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자가점유율 줄었다는데…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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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거주보다 투자ㆍ투기용 거래 많기 때문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계속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남처럼 집값이 비싼 지역들의 자가점유율은 반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지역에 거주보다는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거래되는 주택이 많다는 의미로 분석됐다.

통계개발원이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전수ㆍ표본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년(1995~2015) 동안 전국 주택시장의 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국 주택 증가율이 인구와 가구의 증가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인구는 1995년 4460만9000명 2015년 5106만9000명으로 14.5% 증가했다.

가구수는 1295만8000가구에서 1911만2000가구로 47.5% 늘었다. 가구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가구원수 감소와 가구 분화 때문이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가 3.4명에서 2.53명으로 줄어서다.

같은 기간 주택은 957만호에서 1636만7000호로 71% 증가했다. 주택 증가율이 인구ㆍ가구보다 더 높았다.

서울ㆍ경기 자기집에 사는 비율, 전국 최저


이에 따라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5년 102.3%, 2016년 102.6%를 기록했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재고가 가구수에 비해 많은지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양적 지표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0년(100.5%)에 100%를 넘어서 주택 절대부족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은 주택보급률이 2015년 96%, 2016년 96.3%로 절대부족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서울은 세입자가 밀집한 도시여서 자가점유율(자기 소유 집에 자기가 거주하는 비율)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국 17개 시ㆍ도 중 가장 낮다.

2015년 기준 시ㆍ도별 자가점유율은 전남(73.4%)이 가장 높고 이어 경북(69.6%), 전북(68.6%), 경남(66.5%), 충남(65.4%), 충북(65.1%), 울산(62.7%), 강원(61.9%) 부산(61.3%), 광주(61.6%), 대구ㆍ인천(각 58.7%), 제주(58.3%), 대전(53.8%), 세종(53.5%), 경기(52.3%), 서울(42.1%) 순이다.

심지어 서울과 경기 지역은 전국 평균 자가점유율(56.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년 간 자가점유율이 전국 평균 3.5%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서울은 2.4%포인트, 경기는 1.3%포인트 각각 늘어나는데 그쳤다.

서울 자가점유 증가하는데 강남은 감소세


자가점유율 감소는 서울에서도 특히 집값이 비싼 강남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년 전에 비해 자가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지역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강남구(-14.2%p)와 서초구(-8.9%p)였다. 이어 마포구(-3.0%p), 관악구(-2.7%p), 송파구(-2.5%p)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구의 주택 점유 형태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전국에서 전세 점유율은 감소세를, 월세점유율과 자가점유율은 각각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는 서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같은 시기 강남구에선 자가 점유율이 1995년 48.3%에서 2015년 34.1%까지 감소세를 지속해 반대 모습을 나타냈다. 게다가 2015년부터 월세점유율(34.4%)이 자가 점유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가 비율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현재 강남구 주택시장은 자가ㆍ전세ㆍ월세가 3등분으로 쪼개진 구조로 바뀌었다.

이밖에 자가점유율이 강북ㆍ강서지역은 증가세를, 강남지역은 하락세를 나타내 대조를 이뤘다. 특히 구로구ㆍ성북구ㆍ은평구의 자가점유율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남지역의 집값 급등에 내몰린 일부 수요가 이동한 곳으로 추정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난 20년 동안 전국 자가점유율은 소폭의 등락이 있었으나 55% 전후로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전세점유율은 계속 감소하고 월세는 지속 증가했다”며 “은행 이자 하락과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월세로 돌아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택보급률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비싼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자가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 지역 주택이 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나 투자 목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세한 통계 내용은 통계개발원의 ‘KOSTAT 통계플러스-여름호’에서 볼 수 있다. KOSTAT 통계플러스는 통계개발원이 국가통계수치에 담긴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 쓴 계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