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소형 아파트도 10억원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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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ㆍ한강변ㆍ새아파트’가 키워드

올해 들어 소형인 전용 59㎡가 11억8000만원에 거래된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지난해 2월 지어진 2400여가구 대단지다.  올해 들어 소형인 전용 59㎡가 11억8000만원에 거래된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지난해 2월 지어진 2400여가구 대단지다.

서울 옥수동 언덕배기에 자리를 잡은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아파트. 2016년 11월 지어진 1900여 가구 대단지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 옆이다. 단지에서 내려다보이는 한강만 건너면 강남이다. 흔히 25평으로 불리는 소형인 59㎡(이하 전용면적)의 매매 시세가 9억6000만~10억7000만원이다. 지난 3월 11층이 이제까지 최고인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 바로 앞 래미안옥수리버젠 59㎡는 올해 들어 실거래가격이 10억원 이상인 거래가 4건이다. 10억5000만원이 최고다.
  

2014년 강남 소형 아파트 10억원 시대 열려


강북 소형 아파트도 10억원대 시대를 맞았다. 올해 들어 10억원 이상에 거래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강북 집값이 강남 못지않게 뛰면서 강북의 주요 단지에 주택 수요가 몰려서다. 59㎡ 10억원이 강남에서 2014년 하반기 시작된 후 3년여 만에 강북으로 넘어왔다.
  
올해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강북지역 14개 단지에서 59㎡ 매매 35건이 10억원 이상에 성사됐다. 용산구가 가장 많은 6곳(22건)이고 성동·마포구 각 3곳, 광진·종로구 각 1곳이다. 평균 거래금액은 11억5000만원이다. 59㎡ 최고가 단지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19억원까지 팔렸다.
  
한남더힐 59㎡는 4년 전인 2014년 6월부터 10억원을 넘어섰지만 한남더힐 이외 강북 아파트에서 59㎡ 10억원 이상 거래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한남더힐을 제외하고 강북 최고가 59㎡ 거래가격은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11억8000만원이다.
  
이 강북 단지들은 최근 1년 새 2억~3억원가량 급등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 3가구가 올해 들어 10억~10억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시세는 7억원 안팎이었다. 이들 단지의 지난 1년 간 가격 상승률은 30% 정도다. 같은 기간 강북 평균 상승률(5.7%)의 5배가 넘는다. 경희궁자이는 2014년 11월 3.3㎡당 평균 2400만원에 분양돼 59㎡ 분양가가 5억5000만~5억9000만원 선이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강남권 집값 급등세가 강북으로 번지며 주요 단지들이 무섭게 올랐다”고 말했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에선 수도권 집값이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2014년 하반기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가 소형 10억원대를 맞은 첫 단지다. 그해 8월 18층이 10억 4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최고 거래가격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8억7000만원이다. 올해 들어 강남권에서 거래된 59㎡ 10가구 중 3가구가 10억원 이상이다. 496가구 가운데 137가구다. 평균 거래가격은 13억원이다. 

▲ 올해 들어 소형인 전용 59㎡가 11억8000만원에 거래된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지난해 2월 지어진 2400여가구 대단지다.


강북 59㎡ 10억원대 단지들은 도심이나 한강변이라는 입지 여건을 갖춘 브랜드 대단지 새 아파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단지가 있는 마포·용산·성동·광진구는 한강에서 가까워 한강 조망권이 나온다. 용산·성동·광진구는 한강만 건너면 강남이어서 강남 접근성이 좋다. 용산 아파트들엔 용산 개발 호재도 작용하고 있다. 용산역 주변 개발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강변인 용산 이촌동 내 2000여 가구 대단지인 한가람에서 10억원 이상인 59㎡ 거래가 8건 이뤄졌다. 종로엔 도심 직장인 수요가 많다. 종로 일대에 도심 재개발이 활발하면서 대형 오피스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그만큼 도심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셈이다.
  
젊은층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청약제도 영향도 있다. 이들은 청약 가점이 낮아 일반공급분을 분양받기 힘들다. 5월부터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다소 완화되고 물량이 늘었다. 하지만 청약 경쟁이 치열한 데다 맞벌이 부부 가운데 소득 기준(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30% 이하)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가 지은 재개발 아파트다. 지하철 등 교통이 편리하다. 지은 지 5년 이내인 단지가 많다. 2016년 기준으로 서울에서 준공 5년 미만인 아파트가 10가구 중 1가구에 못 미치는 9.1%다.
  
이들 단지는 강남권보다 교육 여건이 떨어지고 문화·편의 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돈이 몰리고 새 아파트촌이 형성되면 교육시설 등은 뒤따라 들어서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마포에 과거에 없던 대형마트가 들어선 것처럼 가격을 주도하는 지역 랜드마크 단지들 주변으로 상권이 활성화하고 편의시설이 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종부세 과세 대상 소형도 나올 듯


집값 상승세 기세가 꺾인 강남권과 달리 이들 단지가 있는 지역들의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거래가격 10억원이 넘는 단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 4월 이후 강남권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강북 주요 지역은 계속 오르고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e편한세상신촌 59㎡ 거래가격이 9억9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서울역 뒤편 주구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59㎡도 9억3000만원으로 9억원 넘게 거래됐다.
  
강북 59㎡ 아파트가 1주택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내려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시세의 70% 정도로 평가되는 공시가격 9억원 초과가 종부세 대상이다. 공시가격은 1월 1일 기준이어서 올해 공시가격은 10억원에 못 미친 시세를 반영하고 있다. 한남더힐 59㎡도 올해 최고 공시가격이 9억원에 조금 모자라는 8억9600만원이다. 내년 공시가격은 9억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에선 지난해부터 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 등에서 59㎡도 공시가격 9억원을 넘겨 종부세 대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강북에서 국민주택규모인 84㎡도 아직 종부세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59㎡ 거래가격 10억 원대 단지도 84㎡는 올해 공시가격은 7억 원대다. 경희궁자이 84㎡이 7억 9000만원 선이다.

강북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5월 입주한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84㎡가 9억원을 넘는다. 최고층인 47층이 11억7600만원이다. 올해 최고 실거래가격은 20억8000만원(33층)이다. 이 단지에 59㎡가 있으면 이미 거래가격은 10억원을, 공시가격도 9억원을 넘겼을 텐데 59㎡가 들어서 있지 않다. 한남더힐에는 84㎡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