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순환골재 용도 확대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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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줄지만 소비자 신뢰 잃을 수 있어

정부가 순환골재 시장 활성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골재 업계보다 오히려 건설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부실 품질 논란에 유해성 논란이 가시지 않은 콘크리트 순환 골재를 사용할 경우 비용절감에 따른 ‘득’보다는 소비자 신뢰 상실이라는 ‘실’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순환골재 사용 확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콘크리트 주요 구조체까지 순환골재 사용케 해 불안 가중


정부는 최근 기존 ‘콘크리트 골재표준 개정안’을 예고·고시하며 순환골재의 사용을 기둥?보와 같은 콘크리트 주요 구조체 부위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S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순환골재의 사용 범위가 그 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순환골재란 노후한 건축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분별·선별 등 일정 공정을 거쳐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든 건설재료다. 전체 건축폐기물의 60%는 폐콘크리트가 차지한다. 자원을 재활용하고 골재 단가가 낮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이물질이 섞인 재료라는 점에서 품질 문제와 유해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천연골재 채취량 감소와 골재 수요 증가에 따른 골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노후 건물의 철거에 따른 건설폐기물 증가로 수도권 매립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정부는 순환골재 사용을 적극 장려해왔다. 해마다 생겨나는 수천만톤의 건설폐기물 처리와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해법으로 순환골재가 떠오른 셈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민간 건축물 분양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2005년 지방자치단체 등 순환골재 의무사용을 강화하고 순환골재 사용 활성화를 추진해왔다. 2009년에 콘크리트 시방서 내 순환골재 콘크리트를 추가하고 2016년엔 순환골재 콘트리트 표준시방서를 신설하면서 순환 굵은 골재 사용제한을 완화했다. 이번 순환골재 용도 확대도 이와 같은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순환골재, 아파트 사용하면 득보다 실이 클 것


정부 주도로 시장이 커지면서 건설폐기물을 선별, 파쇄하는 중간처리업체수도 2005년 316개에서 2015년 529개로 10년간 67% 증가했으며, 콘트리트용 순환골재 품질인증을 받아 고품질 순환골재 제조가 가능 업체수도 2007년 1개에서 2015년 78개로 불어났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과 잦은 하자, 부실 등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금까지는 주로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는데 순환골재 80% 이상이 사용돼왔다. 2015년 기준 전체 건설폐기물 처리용역 시장(8650억원)에서 관급공사 비중이 80%대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관급공사에 집중돼 왔던 순환골재 시장의 중심이 아파트 등 민간 시장으로 이동할 전망된다. 천연골재보다 저렴한 콘크리트용 순환골재를 사용할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 원가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분양가 비판과 인건비 상승 등 재료비 상승에 시달려온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이슈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품질 문제로 순환골재 사용을 꺼려왔지만 정부가 국가 표준인 KS 적용 범위를 넓혀 순환골재의 사용 용도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한다”며 “하지만 폐콘크리트가 나오는 건축물 해체 과정에서 이물질 분류가 제대로 되는 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건축물의 구조체에 사용여부는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순환골재를 적극 사용한다고 해도 건설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부담”이라며 “KS 인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득 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것이 건설업체의 대체적인 시각인 셈이다.

정부가 순환골재 활성화에 앞서 건축물 철거 단계에서부터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 분별·해체 의무화 등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 분별·해체 의무화 등 제도 정비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