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율 10%P 올리면, 시세 6억 주택 재산세 16만원 늘어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18.07.11 09.15

국토부, 공시가격 개편 가속도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인상)는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개편 효과를 증폭시킨다.

지난 6일 기획재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발표하면서 종부세 산정 기준 가격인 공시가격 제도는 국토부 몫으로 미뤘다. 10일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이 공개되면서 국토부의 공시가격 개편이 본궤도에 올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지면 1주택자라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16년 기준 전국에서 주택을 가진 개인은 1331만 명이다. 
  
김종필 세무사의 시뮬레이션 결과 시세 6억원짜리 주택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70%에서 80%로 10%포인트 올리면 공시가격은 4억2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재산세는 89만원에서 105만원으로 18% 늘어난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여서 종부세는 없다.

20억 집, 종부세 포함 124만원 올라


시가 20억원짜리 보유세는 570만원에서 694만원으로 20% 증가한다. 여기다 집값 상승세 지속으로 내년 이후 공시가격이 더욱 오르고 종부세 인상까지 겹치면 보유세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익명을 원한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80%까지 올리면 종부세 인상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상속·증여세는 시가를 기준으로 하지만 시가를 파악하기 어려울 경우 공시가격을 활용한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팀장은 "상속·증여세는 누진 구조여서 공시가격 상승률 이상의 세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부활된 재건축부담금도 급증하게 된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 사업 동안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오른 재건축 집값(초과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정부는 올해 초 강남 4구 15개 단지 부담금을 평균 4억4000만원으로 예상했다.

부담금 산정 기준인 공시가격이 오르면 초과이익이 늘어나 부담금이 많아진다. 지난 5월 구청이 조합원당 1억3500여 만원으로 통보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10%포인트 오르면 2억1000여 만원으로 800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재건축 부담 늘어 사업 위축될 듯


재건축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에는 악재"라며 "일부 단지는 부담금이 크게 불어 조합원의 집단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사업 초기 단계를 밟는 재건축 조합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건축 부담금 산정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시작 시점과 준공 시점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다르면 부담금 산정 적정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시세 상승보다 공시가격 상승 폭이 더 커 초과이익이 부풀려질 수 있어서다. 

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 은퇴자 등이 내는 건강보험료(지역가입자) 등도 오를 수 있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등급 산정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 판정 ▶장애인 연금 대상 판정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 판단 등 각종 복지 혜택 자격을 가리는 데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 지역가입자가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도 함께 올라 납세자들이 당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대상은 1379만여 명(2월 말 기준)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슬기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사무관은 "지역건강보험엔 재산보험 등급이 60여 개로 나뉘어 있는데 등급이 올라가더라도 등급당 편차가 4000원 정도에 불과해 보험료 인상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공시가격 제도 개편을 주문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치는 복잡한 사안이라 시장에 충격이 덜하도록 점진적으로 현실화율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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