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2채 보유세, 내년 공시가 오르면 883만→24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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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부동산 대책] 종부세 폭탄

정부가 또다시 투기세력을 겨냥한 고강도 세금 처방을 내놨다. 일부 다주택자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처음 도입했던 참여정부보다도 더 높은 세율을 매긴다. 

정부가 13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주요 축 중 하나는 종부세 강화다. 정부는 종부세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과표 3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세율을 지금보다 0.2∼0.7%포인트씩 추가로 올렸다.

과표 6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현행보다 0.1∼0.5% 인상키로 했던 기존 정부 안보다 세율이 오른다. 과표 94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해 적용되는 세율은 현행 2%에서 2.7%로 뛴다. 당초 정부 안(2.5%)보다는 0.2%포인트 늘었다. 

과표 3억~6억 구간 신설, 세율 인상

여기에 3주택 이상 보유자 및 조정대상지역(서울 등 43곳)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확 늘린다. 이들에 대해선 과표 94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3.2%의 세율을 매기기로 했다. 현재보다 1.2%포인트 만큼 세금을 더 매긴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 최고세율(3%)을 상회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 등에 대한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300%로 높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종부세 개편안의 특징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 이상 또는 3주택자 이상에 대한 과세 강화”라며 “점진적으로 종부세를 올리겠다는 정부 원칙을 시장 상황에 따라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 과표를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연 5%포인트씩 2022년까지 100%로 인상한다. 기존 정부 안은 연 5%포인트씩 2020년까지 90%로 인상하기로 하고 그 이후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조정하기로 했었다. 정부는 이런 종부세 개편안을 통해 4200억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정부는 공시가격의 점진적 현실화 의지도 내비쳤다.  
 
이러면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더 가중된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97㎡)와 서울 이촌동 한가람아파트(84.89㎡) 두 채 보유자의 경우 내년도 종부세 부담이 올해 883만원에서 1626만원으로 743만원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올해와 내년 공시가격이 같다는 가정 아래서다. 

최고세율 3.2% 노무현 때보다 세

올해 공시가격 상승만큼 내년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세 증가액은 1567만원(883만원→2450만원)으로 급증한다. 세율과 공시가격을 함께 올린 것이 상승효과를 키워 세 부담이 3배 가까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번 개편안은 내년 12월 납세분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세제 혜택도 줄인다.  
 
하지만 부동산 과세 강화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 강화는 일회성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결국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다시 가격이 뛸 수 있다”며 “공급 확대와 같은 시장친화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주택자나 무주택자로 애꿎은 파편이 튈 수도 있다. 매물이 말라버려 실수요자의 집 장만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과세를 강하게 하면 매물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며 “부동산 거래량만 위축되고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에 일반 지역과 다른 세금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대한 위헌 논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특정 조정대상지역이나 3주택 이상자에 대해 과세를 강화한 것이어서 위헌 시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6억원 초과’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했지만 발표 한 시간 전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주택 중산층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여당 내부 반대 목소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