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주요소재 ‘플라이애시’, 기준 미달품 유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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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품 들어간 불량 레미콘, 건축공사에 버젓이 사용

불량 순환유동층 보일러 플라이애시(이하 플라이애시)가 레미콘 업체들에 다량으로 유통되면서 국민 안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화력발전소에서는 영세업체들에게 처리비용까지 얹어주며 석탄재 처리에 급급하고 레미콘 사에서는 가격이 절반가량 싼 불량 플라이애시를 사용하면서 부실시공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기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플라이애시 표준 있지만 불량 유통 근절 못해


플라이애시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태우고 남은 석탄재를 폐기물 업체가 수거 후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든 건설용 ‘재(ash)’로 고품질 레미콘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건설기초소재다. 레미콘에서 플라이애시 등 혼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정도다. 이 때문에 국내 5대 발전공기업(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은 합동 연구를 통해 작년 7월 플라이애쉬의 표준(플라이애쉬 KS L5405)을 개정·고시했다.

그러나 (플라이애시 표준이 고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화력발전소에서는 쌓여가는 ‘재’를 처리하는 데만 급급, 플라이애시를 제대로 만들 수 없는 비적격 업체에 처리비용까지 얹어 석탄재를 넘기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정제과정을 통해 KS 규격에 맞는 정제회를 추출 후 레미콘 업체에 넘겨야 하지만 ▶정제 기술이 떨어져 불량 정제회를 생산하거나 ▶팽창 문제를 안고 있는 불량 정제회를 레미콘 사에 섞어 파는 방법 등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

레미콘사들도 문제다. 레미콘사들은 일반 플라이애시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질 플라이애시 사용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바다골재 채취 중단으로 레미콘 원료의 60~70% 가량을 차지하는 골재가격이 폭등하자 레미콘 업계에서는 저가·저품질의 플라이애시 사용을 통해 마진을 회복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량 정제회를 콘크리트 제품에 사용할 경우 팽창 등의 문제가 생겨 건축물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고 균열된 틈을 통해 물이 들어갈 경우 철근을 부식시켜 건물 안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 지진 피해가 잦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불량 레미콘이 유통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중앙포토]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지진 잦은 지역에 불량 레미콘 사용 많아 문제


특히 이러한 저품질 플라이애시를 사용한 불량 레미콘이 지진 피해가 잦은 포항 등 남부권역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고 도로, 교량뿐 아니라 아파트의 하중을 떠받치는 주요 부위인 기둥이나 보와 같은 부위에도 사용되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작년 말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15층 규모의 대종빌딩이 붕괴 위험에 처해 입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원인도 불량 콘크리트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관계 당국의 무관심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에 전화 취재한 결과 저품질 플라이애시의 유통 지역, 과정 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절 대책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업체의 자정노력에만 목을 매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화력발전소에서 폐기물 처리업체의 면밀한 심사를 통해 적격 업체만을 가려 석탄재를 처리케 하고, 저품질 플라이애시를 레미콘 업체에서 받아 쓰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제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