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논밭'에서 ‘융복합 메카'로…부동산시장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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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 드러낸 마곡지구 부동산시장은 지금

지난 5일 오전 5시 30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옆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9호선 마곡나루역. 첫차가 도착하자 작업복을 입은 건설 인부들이 쏟아져 내렸다. 이후 한 동안 인파가 뜸했던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은 오전 8시가 조금 지나면서 이번에는 캐주얼 차림의 젊은이들로 다시 분주해졌다.

서울 강서구 마곡ㆍ가양동 일대 마곡지구는 과거 삼(麻)을 많이 키워 '마곡'이라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옛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첨단 기업과 아파트·호수공원 등이 어우러진 최신 복합 신도시가 펼쳐져 있다.

최근에는 기업 입주가 줄을 이으면서 수도권 서부지역 부동산시장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기업 등의 입주가 늘면서 상가 분양시장도 호조세다.

150여개 기업(근로자 16만여명) 입주 예정



마곡지구는 총 부지면적 366만5000㎡(103만 평)로 축구장 520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복합신도시다. 부지면적만 놓고 보면 상암DMC(56만9900㎡)와 문정지구(54만8200㎡)의 약 6배다, 판교테크노밸리(66만2000㎡)의 약 5배에 달한다.

마곡지구는 주거단지, 업무·산업단지, 수변지구 등 3개 지구로 나뉘어 개발되고 있다. 1지구는 61만2620㎡의 주택용지로 단독주택 65가구, 공동주택 1만1353가구 등 모두 1만1418가구의 주택이 대부분 입주한 상태다. 전체 면적 107만5000㎡의 2지구는 산업·업무용 도로 사무실과 각종 산업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6만9160㎡ 부지엔 상가 등 근린ㆍ생활시설이, 26만9313㎡ 부지엔 사무실 같은 업무용 건물이, 73만6944㎡ 부지엔 지식산업센터 등 산업시설이 각각 조성 중이다.

 3지구는 한강변에 접한 구역으로 수변공간인 워터프런트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지난해 10월 여의도공원 2배 규모에 호수공원까지 포함된 초대형 공원(50만3431㎡)인 ‘서울식물원’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5000종의 식물을 갖춘 식물원뿐 아니라 열린숲마당·호수공원 등이 합쳐진 세계적 수준의 ‘보타닉 파크(Botanic Park·식물원과 결합한 공원)’다.

 

▲ 기업 입주가 줄을 이으면서 부동산시장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서울 마곡지구 전경.


이 가운데 2지구에 최근 대기업 등 기업체 입주가 급증하면서 마곡지구 부동산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기업 입주로 유입인구가 늘면서 상가는 북적대고 임대료도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 주거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상승세다. 특히 수많은 기업의 입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오피스·상가·오피스텔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마곡지구는 이미 LG, 코오롱, 롯데 등 65개의 기업은 입주를 마쳤거나 착공에 들어갔다. LG그룹은 지난해 4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의 부지에 LG전자 등 8개 그룹 계열사의 연구기능을 모은 ‘LG사이언스파크’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LG의 연구인력만1만7000여 명이 집결했다.

코오롱그룹도 같은 달 ‘미래기술원’ 간판을 내걸고 코오롱 인더스트리 등 3개 핵심 계열사의 연구인력 1000명을 한곳으로 모았다. 롯데그룹은 앞서 2017년 6월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던 중앙연구소를 마곡으로 이전하면서 규모를 5배 키워 ‘롯데 R&D센터’로 확대해 문을 열었다.

여기에다 넥센타이어와 이랜드·귀뚜라미 등이 R&D센터를 건설 중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S오일, 일본계 도레이, 미국 웰스바이오 등 외국 기업들도 둥지를틀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에는 현재 대기업 48개, 중소기업 101개 등 149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 지었다.

모든 기업의 입주가 마무리되면 마곡지구는 향후 150여개 기업과 약 16만여명의 근로자가 생활하는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마곡지구는 국내 최대의 민간 연구개발(R&D) 단지로 테헤란 밸리, 판교밸리에 이은 이른바 ‘M(마곡) 밸리’로 탈바꿈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마곡지구 부동산 시장도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개원, 인구 급증…부동산 활기되찾나



마곡지구에 기업 입주만 줄을 잇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대형 병원도 문을 열었다. 지난 2월 7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간 이대서울병원
이 그 주인공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지하 6층~지상 10층, 1014 병상 규모로 지어졌다.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
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비뇨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24개 진료과로 구성된다.

입원 병실 330병상으로 진료를 시작해 향후 1014 병상까지 단계적으로 병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최신 ICT가 접목된 첨단 의료시스템을 도입, 차별화된 진료 환경을 갖춘 ‘스마트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대서울병원이 완전히 개원하면 2000여 명이 넘는 의료진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와 기업 입주가 늘면서 인구도 급증세다. 마곡지구가 위치한 강서구 인구는 주거단지 입주가 시작된 2014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1년 새 1만 6000여 명 증가했다. 특히 가양동·발산동·우장산동·방화동 등 마곡지구 인근 행정동 인구는 2016년 24만5000명에서 지난해 25만8000명으로 2년 새1만3000여 명이 늘었다.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때 쌓여있던 미분양 아파트는 현재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또 한때 미분양이 잔뜩 쌓이고 공실이 적체돼 오피스텔·상가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최근 에는 대부분의 오피스텔과 상가가 분양 물량이 소진되고 임차인도 대부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곡지구 K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곡지구에 잔뜩 쌓였던 미분양과 공실은 대기업의 입주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의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이라며 “지난해 LG사이언스파크 등 기업 입주가 본격화되자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