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세 가지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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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과정 이해ㆍ문서화ㆍ정확한 비용 지급 중요

중소형 건축시장에서 건축주들의 고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누구부터 먼저 만나 봐야 할지, 또 만나서 뭘 주안점에 두고 일을 시작해야 할지 등, 건축사업이 처음인 입장으로서는 막막할 때가 많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건축주가 꼭 알아야 할 세 가지 사항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째, 건축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는 필수

 
전문가의 입장에서 우선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시작에서 끝까지의 전반적인 단계를 머리에 익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건축사업의 단계는 건축설계를 담당할 건축사 선정, 설계, 건축 인허가, 감리자 선정, 시공자 선정, 착공 및 시공, 사용승인 검사, 사용승인 및 건축물대장 교부 후 건축물 사용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물론 각 단계별로 건축물의 용도 및 규모, 특정 상황 등으로 인해 세부적인 절차가 추가된다. 세부적인 사항은 각 단계별 만나게 될 전문가, 즉 설계자(건축사), 감리자(건축사), 시공자(시공업체)의 조언과 안내를 받아 진행해야 한다.

건축주는 먼저 위 단계들을 인지한 후, 각 단계별로 만나야 할 전문가 집단 또는 개인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복잡하고 분쟁이 많은 건축사업임을 감안할 때 개인적인 친분 등으로 알아서 해달라는 식의 관계는 지양해야 한다.
 

둘째, 명문화와 꼼꼼한 확인은 최소한의 방어수단

 
건축의 모든 단계는 문서화가 되어야 한다. 건축사업에서의 모든 관계는 각종 문서로서 이루어진다. 이 문서들의 종류는 각 단계별 계약서, 각종 보증서, 설계도서 등이 있다.
 
각 계약서는 법에서 정하는 표준 계약서가 국토교통부 고시로서 존재하며,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워낙 분쟁이 많은 분야이다 보니 고시되는 계약서의 내용도 해가 지날수록 그 항목들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되는 것이 느껴질 정도이다. 예를 들어 설계 계약의 경우 별첨으로 작성 도서의 종류 등을 세세한 항목으로 나누어 설계자가 수행하게 되는 업무를 계약 당사자인 건축주도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다. 설계, 시공, 감리 등 혹여 이 표준설계 계약서의 내용과 상이할 시에는 왜 그러한지를 계약 당사자와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보증서의 경우 설계 감리자의 설계 감리 보증보험, 시공자의 선급금 보증보험 계약이행 보증보험 등이 있다. 이 모든 보험의 경우 건축주로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므로 필수적으로 발급을 요구해야 한다. 참고로 선급금 보증보험은 선급금 지급전에 발급받아야 하는 것으로, 향후 공사 중단 시 선급금을 시공업체로부터 돌려받는 것을 보증하고 있다. 이 모든 보증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시공사, 설계사, 감리사는 선정해선 안 될 것이다.
 

▲ 건축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허술한 문서 관리와 부정확한 비용 집행은 건축 프로젝트 실패의 지름길이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설계자가 작성하게 되는 설계도서는 시공의 모든 토대가 되는 것으로, 그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단순히 작성을 했는지 안 했는지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법적, 기술적으로 적정한지, 건축주의 요구 사항 반영 등이 명확하고 세심하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설계도서 내용에 관해서는 설계자로부터 어느 부분이 어떤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설명을 듣고 건축주의 의중이 반영되었는가를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감리자가 선정되었다면 감리자에게 법적 내용뿐만 아니라 건축주와 설계자 간에 얘기되었던 세부사항 반영 여부를 사전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관련해서 필자가 감리를 보았던 현장에서의 사례를 공유해본다. 설계도서는 법적으로 인허가상 문제없도록 작성되었다. 하지만 시공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하나 둘씩 생겨났다. 건축주가 오랜 시간 설계자와 상의했던 내용들은 도서에 빠져있거나 달리 표현되어 있었던 것이다. 바닥 마감 재료의 종류, 조명의 위치 및 조도, 난간의 세부적인 디자인, 창호의 디자인 등 비전문가인 건축주는 설계도서상 모두 반영된 것으로 오인하고 있었다. 결국 설계도서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에 거의 한 달이 걸렸고 그 기간 내에 현장도 멈췄다.
 
건축주는 시공 계약 시 시공자와 얘기를 했다고 하지만 그것을 증명하는 문서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 추가 공사비용 없이 이를 실현시킬 방법이 건축주로서는 없게 된다. 설사 시공자가 계약 시 이러한 세부사항들을 해 주겠다고 했더라도 이를 어떤 공법으로, 어떤 디자인으로 실행하겠다는 근거 설계도서가 없으니 최초 계약 견적금액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공정에 따른 정확한 비용 지급


마지막으로 모든 단계별 금액을 지급할 때에는 더도 덜도 말고 계약서상 표기되어 있는 일이 진행된 만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공의 경우 기성금액보다 적게 지급될 경우 공사 진행에 차질이 오며, 많이 지급될 경우에는 공사 중단 또는 분쟁 발생 시 건축주로서 권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오게 된다. 물론 비전문가로서 일이 어느 정도 되어있는지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설계자와 감리자의 도움을 받아 기성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향일 것이다. 이때 기준은 시공사가 계약 시 제출한 공정별 공사비 내역서가 된다.
 
건축주가 건축물을 짓고자 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이익을 위해 모인 사람들인 것임을 기본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다. 두루뭉술하게 말로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은 화를 자초하게 된다. 적어도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각 단계별 관련 문서를 상호 확인 하에 세밀히 작성해야 하며, 이를 근거로 객관적인 상황 판단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건축 사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건축주의 할 일이다.

<본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