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고밀 개발로 공공임대 확대…시세차익 100%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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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10답으로 본 변창흠

‘정치인’ 장관이 가고 ‘전문가’ 장관이 온다. 주택 전문가가 수장이 되면 좀 바뀔까.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학자 출신답게 주택시장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변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청문회를 앞둔 변 후보자가 누구인지 문답 형식으로 살펴봤다. 

① 과연 부동산 전문가인가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 정확히는 ‘주거복지 전문가’다. 변 후보자는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서울시 산하 SH공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4월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취임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전문성은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다. 2014년엔 취약계층의 주거에 대해 연구하는 한국도시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전문가는 “주거복지는 부동산시장의 작은 부분일 뿐인데, 경제 논리가 아닌 주거복지 차원에서 시장을 바라본다”고 우려했다. 

② ‘김수현 아바타’인가, 아닌가


 
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밑그림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통분모가 많다. 1999~2003년까지 서울연구원(옛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했다. 2014~2017년엔 각각 SH공사 사장과 서울연구원장으로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했다. 생각도 비슷하다. 집값 상승의 원인이 ‘주택 공급 부족이 아니라 다주택자에 있다’고 보거나 ‘규제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주변 인물들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이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이 대표적이다. 강 원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실수요 보호와 투기 억제로 주택시장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③ 집값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기본적인 생각은 규제로 집값을 떨어뜨리는 거다. 세금을 늘리는 식으로 다주택자를 옥죄고, 주택을 통한 불로소득을 100% 환수하고, 분양원가 공개 등으로 분양가를 확 낮추면 집값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 24번의 부동산 대책 방향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 강남, 수도권, 지방 등 지역적 차별을 두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누구나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하지만 당장 할 수도 없고, 가능하다 해도 급락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결국 정책 목표는 문 대통령의 약속(집값을 취임 때인 2017년 5월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지키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5월 5억7000만원 선이던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현재 8억9000만원이다.
  

④ 주택 공급은 물 건너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변 후보자는 그동안 “수도권 공급 부족 주장은 실체가 없는 심리적 우려”라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김 장관 후임으로 변 후보자를 지명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변 후보자는 최근 국토부에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도 11일 변 후보자와 함께 공공임대 주택을 둘러본 뒤 “기본은 돼 있으니 양도 늘리고 질도 높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가 취임하면 곧바로 서울 도심에서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25번째 대책)이 나올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관건은 어떤 종류의 주택을 공급하느냐다.
  

⑤ 재개발·재건축 규제도 완화할까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국토부 안팎에선 역세권 고밀개발(층수를 높이는 방식)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평소 서울 도심 역세권 고밀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변 후보자는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사업지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⑥ 재개발·재건축 빼고 공급할 수 있나


 
그의 생각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서울은 파리보다 세 배 이상 넓어 (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의 주택 공급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결이 좀 다르다는 점이다. 주택 수요자는 민간 대단지 고급 아파트를 원하지만, 그는 공공임대 확대와 사실상 공공임대인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를 고집한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⑦ 반값 아파트는 이미 실패하지 않았나


 
토지임대부는 땅은 LH 등 공기업이 소유한 채 건물(주택)만 분양하는 형태다. 집이 없는 사람에겐 꽤 괜찮은 모델로, 노무현·이명박 정부 때 인기를 끌었다. 시장에 충분히 공급할 수만 있다면 집값을 잡는 데도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집값을 안정화할 만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공기업이 공사비를 모두 댄 후 저렴하게 수십 년간 임대하는 형태여서 공기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기가 있음에도 많이 공급하지 못했다. 변 후보자는 여기에 ‘환매조건’(이익공유형)를 달아 내놓을 공산이 크다. 그는 평소 ‘개발이익·시세차익 환수’를 주장해왔다. 환매조건부주택은 시세차익은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공기업에 되팔아야 하는 주택이다. 사실상 공공임대로 인기가 없다. LH가 2007년 군포 부곡지구에서 415가구를 내놨지만 미분양으로 골치만 썩다 공공분양으로 전환했다. 

⑧ 심각한 전세난은 어떻게 푸나


 
변 후보자는 집주인의 재산권과 세입자의 주거안정권이 충돌하면 주거안정 쪽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쪽이다. 그래서 ‘2년+2+2’나 ‘3년+3’으로 임대차 2법을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이를 감안하면 시장이 요구하는 임대차 2법 폐지나 보완 등은 없을 전망이다.
  

⑨ 재산 축소신고 등 의혹도 일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이다. 그는 지난 3월 서울 방배동 자신의 아파트값을 공시가격 수준인 5억9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여서 매매 사례가 없다는 게 변 후보자 측의 해명이다. 그러나 비슷한 크기의 주변 시세가 15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축소신고로 볼 수 있다. 이 집을 매입한 2006년 ‘영끌(대출을 최대한 받는 것)’을 한 것도 논란이다. 매입가격이 5억2300만원인데 집값의 60%에 이르는 3억원가량을 카드사 대출로 조달했다. 

⑩ LH·SH공사 직원들의 평가는


 
SH공사 때 내부 인사가 승진하던 기획경영본부장(상임이사)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노조와 대립했다. 노조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압박한 낙하산 인사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변 후보자는 도시재생사업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2017년엔 변 후보자 방에서 정치 성향,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관계 등을 기준으로 간부급 직원을 평가한 문건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이른바 ‘SH공사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당시 변 후보자는 문건 작성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LH에서도 혹평이 나온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인터넷에 “팩트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는 불편하다고 태클 걸고, 내용 숨기라 지시하기 다반사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