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도시형생활주택①배짱ㆍ꼼수 분양…건설사 '돈벌이 수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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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억대 고분양가 논란…"서민주택 맞나" 지적

도심 서민, 1~2인 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2009년 도입된 도시형 생활주택이 일부 건설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가 서민ㆍ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시설이라는 당초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게 주변의 고급 아파트나 레지던스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돼 공급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정부가 주거 취약층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인 서민 주거시설 중 하나다. 서울시의 '도시형 생활주택 개념및 유형'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의 추진 배경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독신자·독거노인·학생 등의 주택 수요에 대응한 다양한 주택 유형의 보급 필요'와 '도심 서민, 1~2인 가구의 주거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요가 있는 곳에, 필요한 사람에게 소규모 주택 공급 확대 필요' 등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도입 취지에 대해 독신자·독거노인·학생 등 도심 서민과 1~2인구 등 주거 취약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도입한 국토교통부도 서민ㆍ중산층 주거시설 사업자를 위한 주택도시기금 지원 대상에 임대주택과 함께 도시형 생활주택·다세대주택 등을 포함시켜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을 서민 주거시설로 관리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입 배경과 취지와는 다르게 일부 건설사나 부동산 시행업체 등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를 과도하게 비싸게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 2015년 화재가 발생해 1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사진 중앙포토]



실제로 한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시설 중에서 분양가 상위 10개 중 2개 단지가 바로 도시형 생활주택이었다. 

서울 강남에서 공급 중인 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1억원대에 달해 가장 비쌌다. 서울에서 지금까지 분양한 주거시설 중 아파트·오피스텔·레지던스·도시형 생활주택을 통 털어서 분양가가 3.3㎡당 1억원이 넘는 경우는 이 도시형 생활주택이 처음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같은 단지에 함께 들어서는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되는 사례도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가 올해 분양한 A도시형생활주택·아파트 복합단지의 경우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890만원이었다. 그런데 이는 같은 같은 단지에 함께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3.3㎡당 2760만원)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된 가격이다. 

이 때문에 이 단지는 분양 당시 건설업체가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줄어든 아파트 사업 수익을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 보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파트를 지어도 분양이 잘될 만한 요지에 굳이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가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분양한 C도시형생활주택이 대표적이다. 이 건설업체가 C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한 마포구는 아파트 시장에서 이른바 '마용성' 중 한곳으로 불리는 인기지역이다. 

업계에선 이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어도 얼마든지 분양에 성공할 수 있는 곳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분양한 것에 대해 "분양가 통제를 피하려는 꼼수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JPK리얼티 정준환 대표는 이같은 도시형 생활주택의 잇단 배짱ㆍ꼼수 분양에  대해 "도시 서민을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제도 완화 혜택을 일부 건설업체와 부동산 시행사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만큼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는 와는 달리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는다. 또 건물간 이격거리 완화, 가구당 주차대수 완화 등과 같이 아파트에 비해 대폭 완화된 건축 규제를 받는다. 게다가 아파트와는 달리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 허가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돼 고가ㆍ꼼수 분양이 판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혜택은 많지만 당국의 관리가 느슨하다 보니 입주민 간 주차나 일조권 갈등이 적지 않고, 2015년 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처럼 화재가 났을 때 사망 사고 대량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반적은 손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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