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1000만원 늘었는데 세금 3500만원 증가 날벼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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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상속 주택은 종부세 포함, 세율 높고 세부담상한 늘어

서울에 공시가격 10억원대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는 50대 김모씨는 최근 긴급하게 형제간 회의를 가졌다. 공동으로 상속받은 집 때문이었다. 1주택자이던 김씨는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레 상속받으면서 2주택자가 됐다. 상속 등으로 인한 공동지분도 주택 수에 들어간다. 

문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다. 올해부터 다주택자 세율 인상 등으로 종부세가 대폭 늘게 됐다. 지난해 50여만원에서 올해 20배가 넘는 1000여만원으로 예상된다.
 
김씨는 “다른 형제도 이미 집을 갖고 있어 종부세가 확 늘어난다”며 “집을 허물어 멸실시켜 주택 수를 늘리지 말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형님이 살고 있어 그럴 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후폭풍



공동으로 상속받은 주택이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분이 작아도 종부세가 급격하게 늘지만 공동소유여서 처분이 쉽지 않다. 
 
종부세는 상속을 포함해 주택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가진 경우 각자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본다. 1주택자가 공동상속으로 지분 일부만 소유해도 2주택자가 된다. 2주택 이상 소유자는 기본공제 금액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줄어들고 1주택자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전년도 대비 세부담상한도 1주택자(150%)의 두 배다.
 
올해 예정 공시가격이 13억3100만원인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에 6년째 사는 사람이 지분 공시가격이 1억원인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를 보자.

 

▲ 공동상속 후 종부세 급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만 소유하고 있으면 장기보유 세액 공제(20%)를 받아 올해 종부세 160여만원이다. 상속 주택 지분을 합치면 공시가격 합계(14억3100만원)가 지난해보다 8% 오르지만 종부세는 1300만원으로 7배 정도 늘어난다.  
 
상속 주택 공시가격이 낮아도 세금이 뛴다. 강남 공시가격 20억원대 아파트를 5년 넘게 가진 60대 소유자가 공시가격 1000만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상속받으면 올해 낼 종부세가 4400여만원이다. 상속 주택이 없으면 40% 세액 공제까지 받아 850여만원이다. 공시가격이 1000만원 늘어나는데 세금은 3500여만원 더 내야 한다. '세금 폭탄'을 상속받는 셈이다. 
 
올해 공동상속 주택 종부세 부담이 커진 것은 2주택부터 중과하는 조정대상지역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부터 다른 지역 3주택 이상에 적용하는 중과 세율을 적용하고 전년도 대비 2주택자 세부담상한이 200%에서 300%로 늘어난다. 정부는 지난해 지방 중소도시까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했다.
 
이우진 세무사는 “이전부터 공동상속 주택을 갖고 있던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는 경우에도 종부세가 한도까지 두 배가량 늘기도 한다”며 “형제간 증여나 매매를 통해 지분을 집이 없었던 사람에게 몰아주거나 골치 아프면 아예 멸실해 없애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동소유 상속 주택에 대한 종부세 기준이 지나치다는 불만도 나온다. 
 

▲ 상속 주택 조정대상지역 지정 종부세 영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분 20% 이하여야 주택 수 제외


 
종부세에선 소유 지분율이 20% 이하이고 소유 지분율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여야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공시가격이 얼마 나가지 않는 시골집이더라도 4명 이하가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주택 수에 들어간다. 
 
종부세와 마찬가지로 다주택자를 중과하는 양도세에선 공동상속 주택의 경우 지분이 가장 큰 사람의 주택 수로 계산한다. 지분이 같으면 거주하고 있는 사람, 연장자순이다.  

양도세는 저가 주택도 주택 수에서 뺀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세종시 이외에서 매도 가격이 3억원 이하인 집이다. 공시가격으론 2억원 정도에 해당한다.  
 
공시가격 3000만원 주택을 3명이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양도세는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지만 종부세는 들어간다.   
 
한편 공시가격 합계가 1000억원이 넘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택 종부세는 어떻게 될까. 공시가격이 모두 국내 최고가인 단독주택(한남동 연면적 1245㎡)과 공동주택(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을 비롯해 알려진 5채의 올해 예정 공시가격 합계가 1240여억원이다. 지난해보다 50여억원 늘었다. 올해 예상 종부세가 80억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40여억원 더 많다. 
 
종부세는 상속인 몫이다. 상속하면 상속인별로 기존 주택 공시가격과 합산해 종부세가 매겨진다. 상속인이 정해지지 않으면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상속인 중에 납세 의무자를 신고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최연장 상속자가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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