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의 ‘피’와 같은 금융 체크리스트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0.12.28 12.01

현실적인 수지 분석, 개발 시기와 방식에 따른 필수 재원 확보가 관건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데 있어 충분하고 적절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사업 성공을 위한 기초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자기자본 이외에 금융을 통해 부족한 사업비를 조달하게 되는데, 이와 관련해서 기본적인 수준의 체크리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많은 부분들은 아주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가 갈 것이고, 몇몇 사항들은 중복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는 이유는 이처럼 기초적인 사항들을 간과하여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정확하고 현실적인 수지 분석은 필수



사업에 필요한 전체 비용과 분양매출(매각 가격)을 비교하여 개발사업에 따른 예상 이익을 산출하고 사업성을 분석하는 것을 수지 분석이라고 한다. 이때 개발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흔한 실수가 분양매출은 지나치게 크게, 비용은 지나치게 적게 계산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은 조금 넉넉하게 계산해야 한다.

반대로 분양을 할 때는 예상보다 싸게 할인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서 분양매출 예상은 조금 더 현실적이고 보수적으로 해야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으며, 사업 진행 중에 낭패를 피할 수 있다.  
 

▲ 부동산 개발사업의 금융 계획은 현실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둘째, 토지계약 전 중도금 및 잔금 재원 확보



부동산 개발사업의 첫 단계인 토지의 확보 과정에서 매매계약 체결 후 중도금이나 잔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이는 꼭 부동산 개발업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부동산 매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관련해서 실제 사례를 공유한다. 필자가 알고 지내는 한 시행사는 몇 번의 사업에 성공하여 꽤 큰돈을 벌고 난 후, 수원시의 한 지역에 상가를 신축하기 위해 토지를 계약했다. 지하철 개통 예정 등의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아마도 제법 큰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토지 계약 후 중도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확보한 자금보다 규모가 큰 토지를 계약한 탓에 중도금을 지인 등으로부터 빌리기로 했는데, 중도금을 빌려주기로 한 지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결국 지불한 계약금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 이처럼 개발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조차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중도금 및 잔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 착공 전 필요 금융조달은 필수



또한 부동산 개발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중 자본력이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착공 전에 적절한 금융 조달을 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다 중도에 사업비 부족으로 낭패를 보는 것이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건축을 진행해서 토지에 비용을 투입하면 담보가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시각에서는 토지에 건축 중인 준공전의 건물은 ‘담보의 훼손’이다. 깨끗한 상태의 토지와 달리, 건축을 진행 중인 현장은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대출을 꺼리게 된다. 개발사업에 금융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착공 전에 금융을 조달하여야 한다. 

넷째, 건물 용도 및 금융조달 방식에 따른 적절한 자기자본 확보



개발사업에서 금융을 통한 대출 외에 반드시 자기 자본(에쿼티)을 준비하여야 한다, 이때 금융을 조달하고자 하는 금융권(1금융, 2금융 등)에 따라 건축주가 준비해야 하는 에쿼티의 비율이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OOO금고, □협,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비 중 20%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해야지만 필요한 금융을 조달할 수 있다. 

관련해서 개발사업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바로 건축물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자기자본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1금융권에서 조달한 자금이 아니라면 대부분 건물이 준공된 후 일반 담보대출로 대환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 등은 소액임대차보증금 최우선변제(방공제) 때문에 구분건물(아파트, 빌라 등)에 비해 대환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다가구주택 등을 건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구분건물 대비 더 많은 자기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필수사업비는 반드시 확보해야



토지 비용, 건축비, 세금, 공과금, 금융비용 등 전체 비용을 총사업비라고 한다. 이중 건물을 준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을 필수사업비라고 한다. 부동산 개발사업 현장 중 필수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현장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 방지된 현장들은 아마 대부분 필수사업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하다 문제가 된 현장들일 것이다. 이러한 낭패를 피하기 위해 불확실한 자금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금융기관을 통한 PF(Project Financing,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자기 수중의 자금이 아니고 지인이 빌려주기로 한 자금, 시공사가 제공하기로 한 외상공사 등이 바로 불확실한 자금에 해당할 것이다. 

여섯째, 공사기간을 줄이려면 과감한 금융비용 지불도 필요



부동산 개발을 하다가 어떤 사유이던 자금이 부족하여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다면, P2P 금융(Peer to peer finance,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개인 간 혹은 개인과 기업이 직접적인 거래를 수행하는 금융 형태) 등을 통하여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여 공사를 마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수개월간 공기를 지연하는 것과 비교할 때 비용을 지불하더라고 공기를 줄이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이 있다. 자금 문제로 공사를 지연시키는 비용보다 추가 자금 조달 비용이 저렴하다면 과감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공사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좋다.